1, 2위가 월드컵 직행 티켓을 받는다. 3위는 B조 3위와의 대결을 거쳐 다시 남미대륙 5위와 외나무다리 플레이오프를 펼쳐야한다. 남미의 축구수준을 감안할 때 가시밭길이다. 우루과이가 5위가 될 수도 있다. 어떻게든 2위 안에든 들어야한다.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가장 유리한 것은 대한민국. 사실상 티켓을 확보했다고 말해도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오는 18일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조 1위를 확보해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된다.
그래서는 곤란하겠으나, 패해도 진출가능성은 높다. 한국이 승점 14점에 발목이 잡히고 우즈벡이 카타르를 꺾으면 동률이 된다. 하지만 골득실에서 한국이 크게 앞서고 있다. 7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국은 골득실 +7이고 우즈벡은 +1이다. 즉, 한국이 이란에 대패하고 우즈벡이 카타르를 크게 이겨서 6점의 간극을 없애야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결국 남은 1장의 티켓을 두고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 살 떨리는 경쟁을 하는 모양새다. 현재 유리한 쪽은 이란이 맞다. 하지만, 카타르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3위 우즈벡이 승리한다는 가정 하에 쫓기는 쪽도 이란이다.
이란은 비기기만해도 한숨을 돌린다. 승점 14점이 되고 골득실도 +5를 유지해 우즈벡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한국에게 패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승점 13점으로 최종예선을 마감한다면 8년 만의 월드컵 본선의 꿈은 물거품 되고 만다. 이란이 벌써부터 실전모드를 선언하고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대표팀은 경기를 일주일 앞둔 12일 남해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곧바로 경기가 열리는 울산으로 이동한 이란은 여정을 풀자마자 오후 5시부터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도착한 첫날이라 컨디션을 점검하는 수준에서 그칠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이란대표팀은 15분만 훈련을 공개하기로 했다. 벌써부터 보완에 신경 쓰고 있다.
장외설전도 이미 시작됐다. 이란을 이끌고 있는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으로 오기 전 자국 언론과의 만남에서 “우즈벡보다는 이란이 더 밉다”고 했던 최강희 감독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우즈벡의 선전을 기원하는 것은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수장답지 않은 처사라며 한국축구를 욕되게 했다는 허무맹랑한 논리까지 폈다. 쫓긴다는 방증이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꺾던 날, 이란 역시 레바논을 상대로 4-0 대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 상황이다. 하지만, 아무리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해도 대한민국을 상대로 원정경기를 치른다는 것은 여간 부담이 아니다. 혹여 한국이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면 그래도 기댈 여지가 있겠으나 지금은 최강희호도 안일함이 끼어들 상황이 아니다. 게다 최강희 감독은 “이란에게는 갚아줄 빚이 있다”는 말로 화끈한 복수전을 예고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 위태로운 것은 우즈베키스탄이 아닌 이란일 수 있다. 우즈벡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카시모프 감독이 한국전에서 패한 뒤 “아직 우리는 월
입국한 첫날, 결전이 일주일이나 남겨둔 시점인데도 비공개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이란의 모습에서 긴장감이 느껴지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의 불필요한 설전에서도 그런 기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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