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14일 넥센-LG의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뒤늦은 오후 5시.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초췌한 얼굴로 잠실구장에 나타났다. 단지 전날 부산 롯데전 연장 11회 경기 이후 새벽 버스로 이동한 후유증만은 아니었다. 최근 그라운드 안팎에서 물의를 빚은 일련의 사건들 탓이 더 커보였다.
선수단은 도착하자마자 훈련 대신 그라운드에 모여 주장 이택근을 중심으로 미팅을 가졌다. 힘껏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치는 등 의기투합하는 모습.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려는 노력이었다.
하지만 염 감독은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팀 상황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대놓고 웃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 잠도 4시간도 채 이루지 못하고 일어나 최근 사건이 불거진 것에 대해 자책만 했다.
넥센은 내야수 김민우에 이어 신현철까지 음주 사고로 중징계를 받았고, 베테랑 투수 김병현마저 스포츠 정신 위배 행위로 징계를 받았다. 악재가 연이어 터진 것에 대한 한숨 섞인 염 감독의 자책이었다.
염 감독은 “이번 사건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일어났다. 선수들도 반성을 해야겠지만, 선수 관리를 못한 감독이 가장 잘못을 했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책임을 지려고 해도 책임질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안타깝다. 나한테 징계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말로만 죄송하다고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초보라서 이번 일들이 감당하기 정말 힘들다. 첫해 많은 경험을 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인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염 감독이 고개를 숙여 가장 사죄하고 싶은 대상은 넥센을 응원해준 팬들이다. 염 감독은 “올해 유독 많은 사랑을 해주신 팬들에게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내가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밖에 없다. 그렇게 보답을 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이날 오전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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