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마무리 봉중근이 아이처럼 기뻐하며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 나왔다. 9회말 문선재의 끝내기 2루타가 터진 직후였다.
9회초까지 3-3으로 팽팽히 맞선 승부는 9회말 2아웃 이후 갈렸다. 2사 후 이병규(9번)와 이진영의 연속 중전안타로 1, 2루 마지막 찬스를 잡은 LG는 이대형을 이병규 대신 대주자로 투입하며 기회를 마지막 총력전을 펼쳤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올 시즌 상종가를 올리고 있는 문선재. 문선재는 넥센 이보근의 초구를 노려 좌중간 담장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2루타로 경기를 끝냈다.
그 순간 누구보다 기뻐한 선수가 있었다.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었다. 봉중근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나가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단순히 팀의 극적인 승리 때문이 아니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은 봉중근에게 올 시즌 최악의 경기로 기록될 뻔한 순간이었다. 봉중근은 3-2로 앞선 8회초 1사 1, 3루 위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이택근을 상대했다.
하지만 봉중근은 이택근에게 뼈아픈 3-3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봉중근은 21경기서 3승 14세이브 평균자책점 0.42를 기록하며 단 한 차례도 블론세이브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이어왔다.
봉중근은 실점 이후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더그아웃에서 한 점을 내준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9회초 2사 1, 2루 위기서 박동원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동점을 지켜냈다.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날이었지만, 팀의 패배만은 막아내고 싶은 승부사 본능이었다. 그리고 9회말 문선재의 극적인 끝내기 2루타가 폭발한 것. 봉중근은 첫 블론세이브를 한 경기서 승리투
봉중근은 “며칠 쉬었기 때문에 빨리 마운드에 나가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며 “한 점을 내줘서 아쉬웠지만, 9회만 막으면 우리 타자들 꼭 점수를 내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야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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