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언뜻 의외였다. 젊은 지도자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멘탈’이었다. 세계적인 전술적 흐름을 말하고, 개개인의 기술발전을 논하는 것이 어울려 보이는 홍명보 감독은 근성과 투지, 희생과 배려를 이야기했다. 어쩌면, 홍명보 감독의 판단이 가장 정확한 진단인지 모른다.
홍명보호가 출항했다.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25일 파주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첫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젊은 지도자 홍명보 감독이 가장 강조한 것은 ‘멘탈’이었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살리고, 최근 우리가 가장 안일하게 여겼던 부분을 다잡자는 뜻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런 도약을 위해 홍명보 감독이 사용할 ‘무기’로 꺼내든 것이 한국축구의 오랜 미덕으로 여겨졌던 ‘멘탈’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도 아니고 독일 선수도 아니다. 나는 한국형 전술을 만들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전술을 준비해서 다가오는 월드컵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면서 “우리 선수들의 근면과 성실 그리고 팀을 위한 희생, 그 세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전술을 만들 수 있다”는 말로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단순히 다시 이 악물고 뛰자고 해석할 부분이 아니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살리고, 최근 우리가 가장 안일하게 여겼던 부분을 다잡자는 뜻이다.
홍명보 감독은 외국인 감독과의 저울질 속에서 자신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유와 당위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귀담아 들을 필요 있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홍 감독은 “외국인 감독들은 물론 장점이 많다. 넓은 시야와 풍부한 경험 등 우리에게 없는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는 외국에서 생활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한다. 그들을 위해 신경을 써야할 때가 왔다”는 견해를 전했다. 당장 이해가 쉽지 않은 발언이다. 하지만 속뜻까지 파악이 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는 이제 선수들의 의식과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준비를 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10대나 20대 초반에 유럽에 나가 그곳에서 1~2년만 생활하다 보면 사고방식이 바뀌어버린다. 지도자들이 신경을 써야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대표팀에 무엇이 필요한지, 왜 (외국인 지도자가 아닌)내가 대표팀 감독에 뽑혔는지 여러분의 해석에 맡기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왜 그가 ‘멘탈’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근래 한국대표팀의 부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지적은 ‘조직력 결여’, ‘근성 부족’, ‘투지 실종’ 등 선수들의 정신상태 혹은 마음가짐과 결부된 것들이었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도 떨어졌고, 선수들 사이의 분열이 있다는 심각한 소문도 나돌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생활한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개인적 성향은 강해지고 팀으로서의 단합은 부족해졌다는 해석도 그중 하나다.
결국 홍명보 감독이 짚어낸 진단과 같은 맥락이다. 해외파 선수들은, 특히 아직 앞길이 창창한 젊은 유럽파들은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다. 그들이 큰 역할을 해줘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지도자들이 신경을 써야한다는 홍명보 감독의 지적은 정확한 진단이 아닐 수 없다.
젊은 홍명보 감독이 해외파들의 ‘멘탈’을 지적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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