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이 매력적인 조 알바레즈 코치의 모습이다. 1997년 전주구장에서 쌍방울과의 일전을 앞두고 LG 알바레즈 코치가 전동카트에 걸터앉아 펑고배트를 턱에 괸 채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알베레즈 코치는 쌍방울 레이더스가 정규리그에 참가한 1991년부터 쌍방울 코치로 한국 프로야구에 발을 디뎌 같은 해 입단한 김기태(LG 감독)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외국인이 선수도 아닌 코치로 온다는 소식에 야구계에서는 큰 뉴스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쌍방울 입단 1년만인 1992년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겨 1996년까지 부산사나이가 됐다.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으로 롯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낸 알바레즈 코치는 정든 부산을 떠나 LG로 적을 옮겨 주루와 수비코치로 새 생활을 시작했다. 온화한 성격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다년간 한국 프로야구단에서 코치생활을 한 그였지만 잊지 못할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1997년 6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삼성 백인천 감독이 LG 선수에게 듣기 거북한 소리를 하는 것을 알바레즈 3루 주루코치가 듣고 말았다. 발끈한 알바레즈 코치는 곧바로 백 감독에게 달려가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여 빅뉴스의 주인공이 됐다.
감독과 코치의 싸움이라는 희대의 해프닝 속에 그날 경기는 백인천 감독과 알바레즈 코치가 모두 퇴장을 당하고 나서야 다시 재개됐다. 순둥이 알바레즈 코치도 욱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매경닷컴 MK스포츠 = 김재현 기자 / basser@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