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제 풀에 넘어진 롯데였다.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타격을 펼치며 승기를 잡는가 싶더니, 불펜 난조로 허무하게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상대 KIA가 잘 했다기보다는 롯데가 너무 못했다.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롯데가 6일 광주 KIA전에서 역전패했다. 5-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회에만 5실점하며 6-8로 패했다. 7회 5명의 투수를 가동했으나, 불을 끄지 못했다.
6일 광주 KIA전에서 롯데 정대현은 특급 소방수가 아니었다.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한 채 역전을 허용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교체 타이밍은 늦었다. 두 번째 투수 이명우는 신종길의 희생번트를 1루가 아닌 3루로 던졌지만, 결과는 아웃이 아닌 세이프였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자, 정대현으로 다시 바꿨는데 불씨만 더욱 키웠다. 정대현은 김주찬을 사구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나지완마저 사구로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그리고 이범호의 좌전안타까지 터지면서 순식간에 점수는 6-7로 뒤집혔다.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송승준, 이명우, 정대현이 잇달아 아웃됐다.
강영식이 대타 박기남의 희생번트로 간신히 1아웃을 잡아냈다. 바통을 넘겨받은 김승회는 김주형을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차일목과 승부를 했다. 내야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처리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황당한 ‘실수’가 벌어졌다. 차일목이 김승회의 초구를 때려 외야로 내보냈는데, 타구는 짧았다. 그러나 죄익수 이승화가 3루 주자를 잡아야 한다는 조급함에 포구를 하지 못하고 공을 흘렸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KIA는 8-6으로 달아났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강하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리플레이 결과, 심판의 판정이 옳았다. 이승화는 글러브 안으로 공을 집어넣지 못했고, 여러 차례 잡기 위해 터치를
그걸로 끝났다. 흐름은 KIA에게로 완전히 넘어갔다. 롯데는 힘을 잃었다. 8회와 9회 두 번의 공격 기회가 있었지만, 사기가 떨어진 롯데는 9회 찬스마저 살리지 못했다. KIA가 잘 했다기보다 롯데가 못 했기에 기록한 뼈아픈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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