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서민교 기자] “타석에서 웃지 말고 잡아 먹어라.”
어렸을 때부터 습관처럼 몸에 익힌 승부사 기질이 넘쳤다. 눈빛부터 달랐다. 매섭게 상대 투수를 노려보는 강렬한 눈빛은 공이 방망이에 닿을 때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마치 타석에서 상대 투수와 기 싸움을 하듯 도전적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이틀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7안타의 신들린 타격쇼를 펼친 외야수 문우람이다. 문우람이 이틀 연속 ‘미친’ 타격감을 뿜어냈다.
넥센 히어로즈의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외야수 문우람이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문우람은 지난 2011년 넥센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지난 시즌에는 1군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1리를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퓨쳐스리그 43경기에 나서 2홈런을 포함해 타율 3할3푼8리로 꾸준한 활약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10경기 기록은 환상적이었다. 1홈런을 포함해 타율 4할1푼5리를 기록하고 있고, 득점권 타율은 무려 5할이다. 또 3타점 13득점을 기록하며 침체에 빠진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문우람은 이날 1타점 2득점을 추가하며 타율도 4할4푼4리로 끌어올렸다. 무서운 타격감이다.
문우람은 당찼다. 이날 팀의 승리를 이끈 뒤 “그냥 막 좋다. 엄청 좋다”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다가도 “중심타선이 나한테 맞는 것 같다. 푸이그보다 수비는 좋은 것 같다”며 두둑한 배포를 자랑하기도 했다.
문우람은 최근 맹타 비결에 대해 “내가 노리는 것은 오직 직구 뿐이다. 상대 투수가 어떤 구질을 갖고 있는지 항상 생각하고 직구 타이밍만 노린다”며 “직구 하나만 노리다보니까 확신을 갖고 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우람은 타격 자세도 독특하다. 방망이를 앞쪽으로 뻗은 뒤 손동작과 함께 제스처를 취한다. 매서운 눈빛은 보너스. 문우람만의 타격 루틴이다. 이에 대해 문우람은 “혼자 생각하는 게 많은 편이다. 그런 루틴 동작도 타석에서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방망이를 내가 치려고 하는 타격 방향으로 뻗으면서 그쪽으로 치겠다는 제스처다”라고 설명했다.
타석에 들어서 강렬한 눈빛을 보내는 것도 어렸을 때부터 몸에 익은 습관이다. 문우람은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그때 코치님이 ‘야구는 전쟁터다. 웃지 말고 상대를 잡아 먹어라. 눈 싸움도 절대 지지 말아라’라고 배웠다.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닌 어려서부터 습관이 된 행동이다”라고 강한 승부 근성까지 드러냈다.
넥센은 문우람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 문우람도 최근 침체된 팀 분위기에 올라온 것을 오히려 즐기고 있었다. 문우람은 “나에겐 오히려 더 기회라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믿고 내보내셨기 때문에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절실한 각오가 있었다”며 “아마 팀 분위기가 좋았다면 형들 기에 눌리고 뭍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입담을 보이던 문우람이었지만, 시즌 목표는 소박했다. 문우람은 “단지 시즌 끝까지 형들과 함께 하는 것
한편 염경엽 넥센 감독도 “문우람이 최근 경기에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내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늘도 문우람이 찬스를 만들고 중심타선에서 해결을 하면서 경기를 풀었다. 문우람의 활약을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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