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하얀 피부의 앳된 얼굴. 거기에 어울리지 않는 거뭇거뭇하게 난 수염. 얼핏 봐서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나라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오자 표정이 밝아졌다. ‘김치’ ‘불고기’를 유창하게 발음하는 걸 보니 영락없는 한국인의 피를 타고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불펜 투수 제이크 더닝. 그는 한국인 어머니 미수 더닝(한국명 정미수)과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2세 선수다.
6일(한국시간) 다저스와의 경기가 열린 AT&T파크에서 만난 그는 “내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 전해준 문화는 나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것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묻자 “집에서 어머니가 해준 음식은 다 맛있다. 불고기, 김치 등을 좋아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제이크 더닝이 6일(한국시간) 다저스와의 경기 도중 역투하고 있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
6월 17일 애틀란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8회 마운드에 오르며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1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7일까지 11경기에 나와 11이닝을 던지며 7피안타 2실점,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중이다.
6일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는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안타 하나만 치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는 후안 유리베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안타만 치면 사이클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의식하지 않고 아웃을 잡는데 집중했다”며 유리베를 상대했을 당시를 떠올린 그는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너무 좋다”며 샌프란시스코에서 뛰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이전트가 내가 한국 대표로 뛸 자격 요건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국팀에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는데 안 된다는 답장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내 실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
그는 마지막으로 “응원에 늘 고맙게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 팬들에 대한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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