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인 1992년 6월 21일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리는 잠실야구장의 진풍경이다. 온라인 판매가 없었던 당시 수많은 야구팬들이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야구장 주변에 장사진을 이루곤 했다. 심지어는 전 날부터 매표소 앞에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는 팬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때다. 전반기 시즌이 끝나고 열리는 올스타전은 각 팀의 인기스타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1년에 단 한 번뿐인 기회이기 때문에 그 인기는 한국시리즈에 버금갔다. 이런 이유로 표 한 장을 구입하기 위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더운 여름 땡볕에서 하루 종일 줄을 서야했다. 그러나 당시의 야구팬들은 이런 고생도 즐길 줄 알았다. 어린 학생들 소풍가는 마음으로 도시락과 음료수 그리고 과일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는 매표소 앞에 돗자리를 깔고 수다삼매경으로 그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즐겼다. 그나마 일찍부터 부지런을 떤 사람들은 표를 구입해 모진 고생의 대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뒤늦게 줄을 선 많은 팬들은 입장권은 구경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만큼 표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였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입장권의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요즘의 시스템과 비교하면 언제 저런 때가 있었냐는 듯 격세지감을 느낀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현 기자 / basser@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