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나)성범이를 너무 높이 올려놨어.”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지난 10일 잠실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외야수 나성범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맹활약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뜨겁게 받은 것을 에둘러 표현하며 나성범을 감쌌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애제자 나성범 지키기에 나섰다. 사진=MK스포츠 DB |
나성범은 감독 추천으로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도 밟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쉽게 누릴 수 없는 자리다. 프로 데뷔 첫 해부터 복이 터졌다.
그런데 김 감독이 때 아닌 나성범에 대한 평가를 늘어놓은 이유는 뭘까. ‘요즘 부진한 것 아니냐’는 주위의 목소리 때문이다. 김 감독이 나성범 지키기에 나선 이유다.
나성범은 5월 21경기서 타율 2할9푼 20타점, 6월 21경기서 타율 2할6푼3리 16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6월말부터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해 7월 4경기서 13타수 1안타(홈런) 타율 7푼7리로 주춤하고 있다.
분명히 부진한 것은 맞다. 하지만 김 감독의 생각의 각도는 조금 달랐다. 김 감독은 “나성범은 지금 타율이 조금 낮아졌다고 못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제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우리가 성범이를 너무 높게 본 거지. 다들 너무 높이 올려놨어”라며 껄껄 웃은 뒤 “불과 100경기도 안 뛴 신인이 37타점을 치고 있으면 정말 잘하는 것”고 밝혔다. 이어 “한 달을 쉬고 올라와 그 커리어에 이렇게 활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칭찬을 보탰다. 나성범은 지난 2월말 오른 손바닥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후 2개월여 만인 5월1일 복귀했다. 복귀 직후 나성범은 맹활약을 하며 NC에서 가장 인기 많은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김 감독은 나성범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누구나 산에 오르면 내려오는 법”이라며 “기대를 한다고 너무 급하게 하면 스스로 얼마나 버겁겠나? 이러면서 야구를 배우는 것”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나성범은 이날도 안타 없이 9타석 연속 무안타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느긋하게 나성범을 기다릴 참이다. 나성범이 김 감독을 “제2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이 7월 들어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