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7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부산의 ‘2013 하나은행 FA컵’ 8강전이 열렸다. 최용수 감독과 윤성효 감독의 만남으로 더 관심이 모였던 이 경기에서 부산이 2-1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골이 터지기가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단판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토너먼트인지라 과감한 공격전술을 펼치기가 조심스러웠고, 상대적으로 공히 안정적인 운영을 펼친 까닭이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운 날씨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양팀 지도자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것도 플레이를 자유롭지 못하게 했다.
부산아이파크가 파그너와 박종우의 연속골로 FC서울을 2-1로 꺾고 FA컵 4강에 올랐다. 윤성효 부적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상황에서 경기는 서울도 부산도 좀처럼 우위를 잡지 못했다. 경기 시작부터 20분 정도까지는 부산이 강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김용대의 선방 등으로 서울이 위기를 잘 넘겼고, 이후로는 소강상태였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양 팀 모두 날카로운 전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득점이 나올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다. 결국 누가 먼저 선제골을 넣느냐의 싸움이었다.
카드를 먼저 뽑은 쪽은 FC서울이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7분, 고광민을 빼고 고요한을 투입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출전이 3회에 그치던 고광민이 많이 뛰기는 했으나 적극성에 비해 침착함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었고 이에 최용수 감독은 아껴둔 고요한을 넣었다. 윤성효 감독도 변화를 꾀했다. 전반 10분 김익현을 불러들이고 전성찬을 투입했다. 공히 일단 골을 넣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 선수교체였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16분 아끼던 카드를 한 장 더 썼다. 캡틴 하대성의 투입이다. 여유가 있었다면 넣지 않고 싶었을 것이다. 오는 주말 인천과의 중요한 정규리그 경기도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서울로서는 더 여의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후반 23분, 부산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왼쪽에서 길게 넘어온 크로스를 공중에서의 트래핑으로 김치우를 따돌린 파그너는 빠른 드리블 이후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김용대 골키퍼의 손을 피해 골망을 흔들었다. 정확한 트래핑 하나가 골로 이어진 장면이다.
실점 이후 최용수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한태유를 불러들이고 측면 공격수 윤일록까지 넣었다. 결국은 주전 멤버들을 모두 투입시켜야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서울 입장에서 더 최악으로 이어졌다.
후반 27분, 후방에서 이어진 스루패스를 받은 부산의 미드필더 한지호가 골문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내던 김치우가 과한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최악이었다. 완벽한 찬스를 억지로 막았던 김치우는 퇴장을 당했고, 부산은 얻어낸 PK를 박종우가 골
1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 FC서울 선수들은 종료 직전, 문전 혼전 중에 주장 하대성이 1골을 만회했으나 시간이 아쉬웠다. 결국 부산이 서울을 2-1로 제압하고 FA컵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윤성효 부적’이 떠오르는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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