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홍명보 감독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팬들과의 신뢰보다 선수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한 때”라는 말을 전했다. 페루와의 A매치 평가전 역시 세워놓은 로드맵을 따라가는 과정으로 삼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마냥 내용만 신경쓸 상황은 아니다.
홍 감독은 “우리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결과가 대신 말을 해준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거짓이다”는 말로 적잖은 부담이 있음도 토로했다. 왜 이기고 싶지 않겠는가. 홍명보 감독도 사람이고, 현재 그는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내용이 중요한 경기이나 승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거짓이다. 홍명보 감독은 교체카드를 대부분 공격 쪽에서 활용할 생각이다. 그는 지금 목마르다. 사진= MK스포츠 DB |
허리라인 운영과 수비진은 대략 좋은 인상을 남겼다. 홍 감독 스스로의 판단 역시 마찬가지였고 페루전의 허리 및 수비라인의 면면은 동아시안컵과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전방은 변화 폭이 크다. 홍명보호 2기에 첫 선을 보인 인원은 총 6명. 이중 골키퍼 김승규를 제외하면 모두 공격자원이다. 이근호 임상협 조찬호 조동건 백성동 등 베테랑부터 초짜까지 다양한 선수들을 불렀다.
지난 6일 페루전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홍명보 감독은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은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공격진에는 변화가 필요했다. 새로 발탁된 선수들이 해결책을 찾아주길 기대한다”는 말로 ‘수비’와 ‘공격’을 바라보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결국 페루전의 큰 관전 포인트는 새로운 공격자원들의 활약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을 1경기에서 다 활용하기란 쉽지가 않다. 공격진의 인원은 한정돼 있고, 뉴 페이스 뿐 아니라 더 확인하고 싶은 선수들도 있다. 제한적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평가전이기에 교체카드를 최대 6장까지 쓸 수 있음을 이용할 계획이다.
홍명보 감독은 “일단 경기 상황을 봐야한다. 미드필더 하대성과 이명주의 체력이 어느 정도 버텨줄 것인지, 수비수들이 부상을 당하지는 않는지 봐야한다. 그런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선수교체는 공격 쪽을 염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는 솔직한 속내를 공개했다. 다른 포지션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가급적 교체카드는 공격조합을 위해 쓰겠다는 의도다. 그만큼 골에 목마르다는 방증이다. 그답지 않은 농담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원톱 출격이 유력한 김동섭을 대동했다. 주장이 아닌 김동섭과 함께 나온 이유를 묻자 “최근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주면 혹시 내일 골이라도 터뜨려주지 않을까 싶어서 함께 왔다. 만약 내일 골을 넣지 못하면, 다신 이런 기회가 없다”며 홍명보 감독답지 않은 농을 던지기도 했다.
물론 장난이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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