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이근호(28·상주)는 가장 관심을 모았던 ‘뉴 페이스’였다. ‘K리그 챌린지’를 주름잡는 ‘큰 별’이었지만, 새로 출항한 홍명보호에서는 갓 승선한 ‘신입’이었다. 다시 주어진 기회이자 첫 시험무대였는데,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지는 못했다.
이근호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전에 80분 동안 활기차게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2%의 아쉬움을 남겼다.
이근호는 14일 페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선발 출전한 공격진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했지만 강렬한 한방은 없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최강희호의 황태자로서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막바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 ‘부동의 주전’이라는 꼬리표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리고 지난달 홍명보호 1기에서 탈락했다. 검증된 선수는 제외했다고 하나, 퍽 자존심이 상할 일이었다. 더욱이 윤일록(서울), 고요한(서울), 이승기(전북)가 2선에서 맹활약하면서 긴장감도 없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기회가 주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그래도)한번은 지켜봐야할 선수가 아닌가 싶다”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는데, 뒤집어 보면 그 한번을 절대적으로 살려야 했던 이근호다. 그 절박함 속에 페루전에 나섰다.
‘원톱’ 김동섭(성남)의 뒤 받치는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근호는 의욕이 넘쳤다.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와 시원스런 돌파를 선보였다. 위치에도 국한되지 않았다. 윤일록, 조찬호(포항)와 수시로 위치를 맞바꾸며 공격을 풀어가고자 노력했다.
부지런했다. 뛰고 또 뛰었다. 볼에 대한 집념도 강했다. 공격적인 자세도 돋보였다. 전반 8분과 전반 13분 재치있는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진에 막혔다. 전반 26분 빠른 역습을 전개하면서 조찬호에게 찔러준 패스도 좋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현저히 체력이 떨어지는 게 눈에 띄었다. 눈에 들어오던 그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파괴력은 떨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들어 조동건(수원), 임상협(부산),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을 투입하며 전방에 변화를 줬다. 그런 가운데 이근호는 선발 출전한 공격수 중 가장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강렬한 한방은 없었다. 동료에게 공급하는 킬 패스는 다소 길거나 짧았다. 골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16분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의 거미손
이근호의 52번째 A매치는 그 어느 경기보다 중요했다. 앞으로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 그 시험무대였다. 간간이 빛났지만 확실한 임팩트는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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