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라이언킹 이동국의 포효를 들은 지 꽤 오래다. 무려 4경기 동안 침묵했다. 4경기 정도에 ‘무려’라는 수식어를 달 수 있는 것은 대상이 이동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올해도 5경기 연속 침묵은 없었다.
전북이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남드래곤즈를 상대로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ACL 일정 때문에 지난 15일 먼저 경기를 치른 서울이 대전에게 승리하면서 승점 41점을 획득, 전북의 3위 자리를 빼앗은 터라 탈환이 필요한 입장이다. 승리하면 되찾는다. 하지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7경기 연속득점 이후 4경기 연속 침묵하고 있는 이동국이다. 이쯤이면 터져야하고 터질 때도 된 이동국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전북은 현재 6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4승2무, 상승세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탐탁지 않다. 그 2무 역시 승리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이동국의 연속경기 득점 기록이 멈췄던 지난 7월16일 대전전의 1-1 그리고 2-0으로 앞서가다가 후반 들어 2골을 내주면서 2-2가 됐던 지난 10일 울산전의 무승부는 모두 아쉽다.
공교롭게도 대전전부터 울산전까지 4경기에서 이동국은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전전 직전까지 7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가면서 절정의 감각을 자랑했던 이동국이 기록 중단 이후 좀처럼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고 있는 케빈 등 다른 공격수들이 십시일반 골을 만들어내고 있으나 아무래도 주포의 침묵은 걱정스럽다.
따라서 17일 전남과의 경기에서는 다시 불을 뿜어야한다. 개인적인 페이스를 위해서도 팀의 페이스를 위해서도 이쯤에서 터져야한다.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고 있는 이동국은, 침묵이 5경기를 넘어간 적이 없다.
지난 4월 제주전부터 성남 대구 인천과의 4경기 동안 골을 넣지 못했던 이동국은 4월27일 포항전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시켰고 이후에는 7경기 연속해서 골을 넣는 등 꾸준하게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더 꾸준했다. 4경기까지 간 적도 없다. 3경기를 연속해서 골을 넣지 못한 것(3회)이 가장 큰 슬럼프였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2012년과 올해까지, 침묵의 시간이 4경기를 넘어간 적 없는 이동국이다. 그래서 전남전은 중요하다. 또 득점포가 터지지 않으면 조급해질 수 있다. 지난해 커리어 통산 최다인 26골을 터뜨리고도 31골을 넣었던 데얀 때문에 득점랭킹 2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달래려면 이제 가속페달을 밟아야한다. 1위 페드로(15골)나 2위 김신욱(14골)도 크게 치고나가지 못하는 형국이고 데얀(9골)은 부진하다. 득점왕을 탈환할 수 있는 좋은
전북이 본격적인 선두권 싸움을 펼치기 위해서도 이동국의 골은 필수다. 시즌 중반에 지휘봉을 잡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강희 감독의 시선은 정상과 맞닿아있다. 내년을 기약하는 모습이 결코 아니다. 초점은 올 시즌이고, 그러려면 이동국의 포효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쯤이면 터져야하고, 터질 때도 된 이동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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