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국가대표를 경험하고 돌아온 고려대 슈터 문성곤(20)은 달라져 있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민형(48) 고려대 감독도 화색이 돌았다. 문성곤의 재발견이다.
고려대는 이종현과 이승현의 트윈타워가 버티는 막강한 골밑을 자랑한다. 슈터들이 살아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셈. 하지만 고려대는 외곽슛에 고민이 많았다. 특히 팀을 대표해야 할 문성곤이 들쭉날짝한 기복을 보였다.
문성곤은 아시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슈터로 발탁됐다. 유재학 감독의 부름을 받아 큰 무대를 경험했다. 어린 문성곤에게는 엄청난 경험이었다. 문성곤은 195cm의 장신 슈터 유망주다. 슈팅력은 물론 운동 능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다.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 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부산 KT와 고려대의 8강전에서 고려대 문성곤이 부산 KT 송영진을 제치고 호쾌한 투핸드 덩크를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민형 감독은 이종현과 이승현의 활약보다 문성곤의 성장에 더 큰 만족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문성곤은 대학리그에서 기복이 심했다. 슈터로서 정확도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수비를 깨기 위해서 다른 능력도 주문한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는 외곽슛이 약점인 팀이었다”고 말했다.
문성곤이 국가대표 차출 이후 달라졌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 이 감독은 “대표팀 이후 조급한 모습이 사라졌다. 느긋하게 경기를 하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 평균을 해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한국 남자농구는 슈터가 사라지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조성민(부산 KT)을 제외하고 슈터가 없었다. 문성곤을 선발한 배경이기도 하다. 문성곤은 잠재력이 풍부하다. 고려대는 슈터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다. 이번 대회는 큰 물에서 놀고 온 문성곤이 새롭게 시작하는 무대다. 차세대 슈터로서 문성곤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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