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호랑이 새끼 세 마리를 키웠다. 몰라보게 성장한 호랑이들의 반란에 제대로 물렸다. ‘호랑이 군단’ 고려대가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울산 모비스를 침몰시켰다.
고려대는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준결승전에서 모비스를 73-7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프로 팀들이 모두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고려대는 지난 대회 우승을 차지한 상무와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고려대는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만 3명이 속해 있다. 센터 이종현과 포워드 문성곤은 최종 12명 명단에 승선했고, 15명 엔트리에는 포워드 이승현이 있었다. 모두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유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이들 세 명은 대표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대학 무대에서 배우지 못했던 큰 자신감을 얻고 돌아왔다. 이번 대회 최고의 이슈를 몰고 다녔다. 이종현과 이승현이 버티는 고려대의 트윈타워는 프로 팀들을 상대로도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이날 대표팀 스승 유 감독을 상대로 마음껏 기량을 펼쳤다.
2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 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고려대와 울산 모비스의 4강전에서 고려대가 울산 모비스에 73-72로 한점차 짜릿한 승리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 진출한 고려대 이종현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2쿼터 들어 고려대가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27-27로 접전을 벌이던 2쿼터 초반 이종현이 3점 플레이로 32-27로 앞서며 균형을 깼다. 이어 박재현과 호흡을 맞춘 이종현의 앨리웁 덩크가 폭발하며 36-30으로 달아났다. 이종현과 함지훈은 주거니 받거니 골밑에서 1대1로 맞섰다. 전반 막판 문성곤의 3점포와 이승현의 페이드 어웨이 버저비터로 전반을 46-38로 앞섰다. 이종현은 전반에만 20점 13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후반 들어 모비스의 추격이 시작됐다. 모비스는 함지훈이 파울 트러블에 걸려 코트를 비웠지만, 양동근과 모용훈의 3점슛으로 56-56 동점을 만들었다. 고려대는 비어있는 골밑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끝내 3쿼터 종료 직전 박종천의 3점슛을 얻어맞아 60-61로 역전을 허용했다. 문태영은 3쿼터에만 12점을 집중시켰다.
마지막 4쿼터는 피 말리는 접전이 펼쳐졌다. 모비스는 문태영의 외곽슛과 함지훈의 골밑 득점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갔고, 고려대는 이승현이 힘을 앞세운 골밑 득점으로 맞불을 놨다.
67-67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4쿼터 중반 이동엽의 레이업 실패를 이종현이 림으로 밀어넣으며 리드를 잡았다. 이종현은 71-70으로 쫓긴 종료 1분7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샷클락 버저비터를 성공시켜 73-70으로 다시 달아났다. 모비스는 양동근의 중거리슛으로 다시 추격했지만, 이종현이 경기 종료 직전 문태영의 슛이 빗나가자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모용훈의 마지막 슛을 문성곤이 블록으로 막아내
이날 경기서 이종현은 무려 27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지배했고, 이승현(9점 12리바운드)과 문성곤(16점)이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반면 모비스는 문태영(25점 11리바운드), 함지훈(18점 6리바운드), 양동근(11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고려대의 패기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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