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여름의 기적을 펼치며 가을야구를 꿈꾸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천적’ LG 트윈스, NC 다이노스와 4연전을 벌인다.
SK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 2연전에서 1승씩을 나눠가졌다. 지난 21일 패배는 쓰라렸다. SK가 패한 반면, 경쟁팀인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나란히 승리했다. 4위 넥센과는 4.5경기차로, 5위 롯데와는 3경기차로 벌어졌다. 추격의 고삐를 더욱 당겨 맹렬하게 따라 붙어야 하는 SK의 현주소다.
SK는 8월 9승 1무 5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잘 해왔지만, 진짜 시험대는 LG, NC와의 4연전이다. 이 고비를 넘겨야 가을야구가 눈에 보인다. 사진=MK스포츠 DB |
LG전 및 NC전을 제외한 경기에서 SK는 40승 2무 31패를 기록했다. 승패 계산이 ‘+9’였다. 승률도 5할6푼3리에 이른다. 시즌 승률 4할8푼9리보다 7푼4리나 높다. 뒤집어 말해, SK가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LG와 NC 때문이다. 이 두 팀과의 맞대결에서 그르친 경기가 많아, ‘+9’ 효과도 모두 날아갔다.
이만수 감독은 “LG와 NC를 만나면, 이상하게 경기가 안 풀린다”라고 토로했다. 그의 푸념대로 SK는 마에 끼이고 귀신에 홀린 듯,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더욱이 두 팀도 최근 흐름이 좋다. LG는 지난 21일 넥센에게 덜미를 잡혔으나 삼성과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8월 성적이 12승 6패다. NC는 무서운 막내가 됐다. 최근 8경기에서 6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삼성,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모두 스윕을 했다. 맵디 매운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SK로선 더욱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SK 역시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더욱이 ‘천적’을 잡아야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다. 결국 1승이 귀한 SK에게 이번 4연전은 최대 고비다. 지금까지는 문제를 잘 풀고 왔지만, 이 4연전을 그르칠 경우 가을야구에 대한 꿈은 점점 멀어져 간다. SK 선수단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두 ‘천적’을 잡는다면, SK는 더욱 힘찬 날갯짓을 펼칠 터다. SK는 시즌 초반 KIA, 롯데에게도 쥐 죽을 듯이 약했다. 그러나 서서히 이들과의 대결에서 승수를 쌓아갔고, 그렇게 미라클 SK의 초석을 닦았다. SK는 8월 KIA, 롯데를 상대로 모두 2승
한 번 더다. KIA, 롯데처럼 LG, NC를 연이어 제압한다면, SK판 ‘8월의 크리스마스’는 진정한 본편을 펼칠 수 있다. SK는 가을야구 향방의 분수령이 될 가장 큰 고비를 극복할 수 있을까.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