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28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FC서울과 전북현대의 경기는 그야말로 ‘빅뱅’ 느낌이다. 근래 K리그 클래식을 양분하고 있는 강호들의 충돌이다. 최근 4번의 시즌 동안 두 팀이 두 번씩 정상을 나눠가졌다. 2009년 전북을 시작으로 2010년 서울, 2011년 전북 그리고 지난해 서울까지 챔피언 자리를 서로 뺐고 뺐었다.
올 시즌 역시 두 팀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나란히 시즌 초반 크게 비틀거렸으나 중반 이후 안정을 찾은 뒤에는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다. 디펜딩 챔프 FC서울은 소위 ‘우승 징크스’에 시달리면서 한때 12위까지 추락했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에 있는 동안 좀처럼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해 근근이 버티는 수준에 그쳤다.
서울과 전북, 전북과 서울이 만나는데 데얀과 이동국의 이름이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그만큼 부진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 MK스포츠 DB |
성적에서도 알 수 있듯 두 팀이 비약할 수 있었던 것은 패하지 않으면서 차곡차곡 승점을 모으는 게 아니라 쓰러뜨려서 3점을 뽑아내는 ‘승리’를 향한 집념에 있었다. 각각 ‘무공해(무조건 공격해)’와 ‘닥공(닥치고 공격)’을 추구하는 서울과 전북의 공격력은 14개 클럽을 통틀어 최고수준이다. 그 중심에는 역시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 데얀, 최고의 토종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있다.
두 팀이 우승을 나눠가진 4시즌 동안 3번의 득점왕 타이틀이 두 선수에게 돌아갔다. 이동국이 2009년 22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타이틀홀더인 데얀은 2011년과 2012년까지 2연패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데얀이 31골을, 이동국이 26골을 터뜨리면서 화끈한 킬러 전쟁을 펼쳤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141골을 기록 중인데, 이 부문 최다이다. 2위는 122골의 데얀이다. 요컨대, 기록과 자타가 공인하는 K리그 최고의 골잡이들이다.
때문에 서울과 전북, 전북과 서울의 만남에는 늘 두 선수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됐다. 닥공(이동국)과 무공해(데얀)를 이끄는 간판 공격수들의 활약은 주목도 높은 관전 포인트였다. 그런데 이번 만남을 앞두고는 두 선수 이야기가 드물다. 의외다. 최근 활약상이 그리 도드라지지 않은 까닭에 기대감도 줄어든 이유다.
부상으로 7월을 개점휴업 상태로 보냈던 데얀은 복귀 후에도 예전의 감각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다행히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인천과의 원정경기에서 2-2 상황이던 종료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지루한 골 침묵을 깼다. 6월1일 부산과의 경기에서 시즌 8호골을 만들어낸 뒤 오랜만에 추가한 득점이었다. 데얀은 22일 알 아흘리와의 ACL 8강 1차전에서도 골을 터뜨리면서 부활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라이언킹의 포효는 들리지 않고 있다. 7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황선홍과 김도훈만이 보유한 8경기 연속골 기록에 도전하기도 했던 이동국은, 그 기록이 깨진 뒤 지금까지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벌써 6경기 째 무득점이다. 시즌 12호 골에서 발이 묶였다. 동료들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능력은 여전히 발군이나 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이동국답지 않은 모습이다.
결국 데얀과 이동국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최근의 페이스가 떨어졌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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