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이제 단 1경기가 남았다. 9월1일 펼쳐지는 26라운드 경기 이후에는 각각 상위리그와 하위리그로 나뉘어서 잔여 시즌을 소화하게 된다. 상위리그에서는 우승팀과 ACL 진출팀(1~3위)이 결정되며 하위리그에서는 내년을 K리그 챌린지에서 보내야하는 2팀과 생존을 위해 2부리그 1위와 PO(11위)를 치러야하는 팀을 가린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K리그 클래식을 ‘어쩌다가’로 정리했다. 어쩌다가 그런 순위를 받게 됐는지 모를 팀들이 수두룩하다. 그만큼 예상과 다른 흐름이 나왔다는 방증이다.
외국인 선수 1명도 없이 시즌을 시작한 포항과 전력누수가 극심했던 울산이 결국 전반기를 지배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시즌 개막을 앞둔 포항스틸러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살짝 암울했다. 황진성 신광훈 신화용 등 핵심 멤버들과의 재계약에 난항을 겪은 것도 불안했으나 그보다 황선홍 감독을 답답하게 만든 것은 구단의 ‘외국인 선수 없이’ 선언이다. 모기업 포스코의 지원이 줄어든 것과 맞물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는 구단의 결정에 황선홍 감독은 답답해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포항의 성적을 예상하는 안팎의 분위기는 ‘적당한 상위권’이었다. 황선홍 감독 스스로도 “올해는 5위권을 유지하면서 미래의 포항을 이끌어갈 젊은 유망주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엄살이었다. 포항은 5라운드에서 6위로 떨어진 것이 가장 저조한 순위였고 나머지는 모조리 1,2위를 다퉜다. 결국 ‘스틸타카’와 ‘황선대원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토종 포항’은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다.
울산 역시 비슷하다. 지난 시즌 ACL 우승의 주역이 대거 빠져나갔다. 2012년 올해의 아시아 선수인 이근호의 군입대와 수비라인의 핵이자 주장 곽태휘의 이적을 비롯해 중앙미드필더 이호, 오른쪽 측면풀백 이재성에 알토란 수비형미드필더 에스티벤까지 떠났다. 지난해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어긋났다. 떠난 자리는 새 얼굴이 혹은 기존 얼굴들이 당당하게 채웠다. 물론 시즌 초반에는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었다. 김신욱을 비롯해 기존 선수들과 한상운 등 뉴 페이스들의 호흡이 맞기까지 석 달 정도가 소요됐다. 그러나 5월부터는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고 결국 울산 역시 최상위권에서 놀았다. 어쩌다가보니 포항과 울산이 전반기를 지배했다.
지난해 1-2위를 차지했던 서울과 전북의 시즌 초반은 힘겨웠다. 하지만 중후반부터 대단한 반등에 성공하면서 강호의 저력을 과시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디펜딩 챔피언 FC서울과 지난해 2위 전북은 올 시즌에도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서울은 우승멤버가 건재한데다 경남에서 윤일록을 영입하면서 스쿼드를 단단히 했다. 전북은 가장 알차게 살을 찌운 클럽이다. 벨기에 특급 케빈을 비롯해 정인환 정혁 이규로 등 준월척급 새 얼굴을 데려와 정상복귀의 야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약속한 듯이 비틀거렸다.
서울은 제대로 우승 후유증을 겪었다. 서울의 시즌 첫 승은 8라운드에서나 가능했을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한때 12위까지 추락했던 챔피언이다. 전북 역시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다. 파비오 감독대행 체제로 시작한 ‘임시방편’ 체제 속에서 하나로 뭉치기가 쉽지 않았다. 나름대로 상위권을 유지하긴 했으나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최강희 감독이 복귀하기 직전의 성적은 8위까
하지만, 지난 4시즌 동안 각각 2번씩 정상을 정복한 두 팀의 저력은 대단했다. 전북의 최근 성적은 7승3무1패이고 서울은 7승2무2패다. 한때 하위리그권 성적을 가졌던 팀들이 전반기 막바지에는 공히 상위권으로 점프했다. 저력은 알고 있으나, 이 정도 반등은 예상키 힘들었다.
中편에서 계속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