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류)현진이도 없고, 다나카도 없고….’
안타깝게도 김응용(72) 한화 이글스 감독의 대표 어록을 패러디하면 이쯤 되겠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괴물 투수가 나타났다고 난리다. 선발 23연승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라쿠텐 골든이글스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25)다. 한국프로야구는 20승 투수가 실종된지 오래. 마냥 부러운 소식이다.
지난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삼성 배영수가 마운드에 올라 SK 레이예스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배영수가 SK 타자들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아시아 역사를 바꾼 다나카는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최다 연승 기록을 갖고 있는 1936~37년 뉴욕 자이언츠 시절 칼 허벨이 세운 24연승에도 1승만 남겨둔 상태다. 이 기록마저 깬다면 76년 만에 세계야구 역사가 바뀌는 것이다.
다나카를 바라보는 한국은 초라하기만 하다. 선발 20승 투수가 실종된지 꽤 됐다. 2007년 두산에서 뛴 외국인투수 다니엘 리오스(22승) 이후 6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선수로는 1999년 현대 정민태(20승)가 마지막이었다. 무려 14년 전이다.
한국에서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한 시즌 20승은 15차례(선동열 3차례 최다) 나왔지만, 선발 20승은 6차례에 불과했다.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현역 시절 유일하게 선발 20승을 두 차례(1985년 25승, 1987년 23승)나 기록한 것이 경이로운 역사로 남겨져 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발 20승 달성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9개 구단 체제로 바뀌면서 휴식기 이후 에이스들의 선발 출장 기회가 늘 것이라는 전망 때문. 하지만 올해 역시 20승은 기대하기 힘들다.
다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이 13승을 거뒀고, 국내 투수는 삼성 라이온즈
20승 투수조차 잃어버린 한국에서 23연승이라는 기적의 숫자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서 13승에 도전하는 류현진이 올 시즌 한국에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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