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실패가 있었기에 성공도 있다.”
넥센 히어로즈 ‘거포’ 이성열(29)이 돌아왔다. 지난달 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지난 1일 1군 확대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6일 만에 복귀다.
이성열은 1군 복귀 뒤 기본인 번트훈련부터 하나하나 다시 점검했다.
이성열은 3일 목동 롯데전에서 추격의 불씨를 지피는 안타를 때렸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성열은 올 시즌 7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5리 16홈런 50타점을 기록 중이다. 개막전인 3월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박지훈을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 장외홈런을 터뜨린 이성열의 파워로 넥센의 공격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한 방’이 있던 이성열은 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꼬박꼬박 홈런을 쏘아 올렸다. 6월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16홈런을 기록해 SK 와이번스 최정과 함께 당시 홈런부문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 방망이가 침묵했다. 헛스윙 비율은 전체 1위(21.3%)로 눈총을 받았다.
결국 2군행을 면치 못하고 강진으로 내려갔다. 이성열은 “시즌 초반 홈런타자라는 호칭에 부담을 갖진 않았다. 그러나 타석에 섰을 때의 자신감이 오버돼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늘었었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시즌 개막 전 이성열은 올 시즌 20~25홈런을 목표로 삼았었다. 그러나 현재 16홈런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성열은 “타자는 타석에서 자신감이 있느냐 없느냐가 성적을 좌우한다. 내가 (공을) 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내 몫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성열은 퓨처스리그 17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로 부진했다. 몸보다 마음이 앞선 것이 화근이었다. 그러나 최근 4경기에서 14타수 4안타(2루타 1개) 1타점을 기록하며 잃어버렸던 자신의 궤도를 찾아가고 있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 방’이 있는 이성열을 추가 엔트리에 등록했다.
이날 경기 전 이성열은 강진효과에 대해 “강진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실력과 운이 적절한 시기에 맞아떨어전 것 같다”라며 “잘해도 실력, 못해도 실력이다. 강진 효과를 크게 반영하지 않는다. 핑계로 삼고 싶지 않다”라고 분위기에 묻혀가기보다 실력향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성열이 2군 생활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타격부진의 원인을 알았다는 것이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 보이던 이성열은 “실패의 원인을 알았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발전해 가는 계기로 삼겠다”라며 “현재 (서)동욱과 (문)우람 등이 타격감이 좋다. 당장 경기에 나가겠다는 욕심보다 준비를 잘 해 타석에서 편안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 실패가 있었기에 성공도 있다"라며 웃었다.
이성열은 1군 엔트리에 등록 후 2경기 만에 대타자로 타석에 섰다. 3일 목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팀이 1-4로 뒤진 8회말 1사 상황에서 대타자로 나서 강영식의 초구를 그대로 걷어 올려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이성열의 안타는 1회 선취득점 이후 잠잠했던 넥센 타선에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이성
비록 이날 경기에서 패한 넥센이지만 돌아온 이성열의 존재감은 타선에 힘을 실었다. 이성열 역시 후회 없이 남은 경기를 치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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