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투수 배영수는 승리의 맛을 안다. 7일 잠실 LG전서 13승(3패)째를 거두며 9구단 시대 이후 최초의 전 구단 상대 승리 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2년 연속 전 구단 상대 승리이자 쉐인 유먼(롯데, 13승)과 함께 최다승 타이에 오른 승리.
통산으로 따져도 현역 투수 중 단연 최다승이다. 115승째를 거두며 12위 윤학길(117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러 굴곡에도 불구하고 14년째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배영수는 그래서 ‘영원한 에이스’이자 ‘푸른피의 에이스’이고 또 삼성의 늘 푸른 소나무다.
7일 승리는 여러모로 배영수의 가치가 빛난 경기였다. 상대는 올 시즌 첫 선발로 등판한 LG. 팀은 3연패에 더군다나 지난 3일 선두를 빼앗긴 상대. 서로의 각오가 얼마나 대단할지는 자명한 경기.
배영수는 삼성 라이온즈의 늘 푸른 소나무다. 사진=MK스포츠 DB |
경기 종료 후 배영수는 “작년에도 전 구단 상대 승리 1호 투수였다. 2년 연속 (전 구단 상대 승리를) 하게 돼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호투가 절실했던 상대. 부담이 컸던 상대였다. 그래서 내린 배영수의 결론은 정면승부. 그리고 직구였다. 배영수는 “LG전서 올해 첫 선발로 나왔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게 되면서 어제밤부터 생각을 많이 했다”며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직구였고 많이 던졌다. 직구에 참 큰 도움을 받았다. 4회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낸 것이 결정적인 포인트였다”고 밝혔다.
이날 배영수는 총 67구 중 39구의 직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40km 초중반에 머물렀는데 특히 과감한 몸 쪽 승부가 일품이었다. 스트라이크존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고비마다 타자들에게 범타를 유도했다. 배영수의 배짱과 변화무쌍한 볼배합, 노련함이 빛났던 경기였다.
더 많은 공을 던질 수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배영수는 “5회 김용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허리가 삐끗했다. 장원삼이 조기에 등판했는데 잘 막아줬다. 나에게나 장원삼에게나 모두 도움이 된 경기였던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구위가 떨어져있었던 장원삼도 구원 등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배영수도 무리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사실 베테랑 배영수에게도 부담이 큰 경기였다. 배영수는 “부담이 많은 경기였는데 최대한 부담을 안가지려고 노력했다”며 “타선 지원이 상당히 많은데 등판할때마다 좋은 공격과 수비를 보여주는 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불과 24세의 어린 나이였던 2004년 불같은 강속구를 던져 17승(2패)승을 거두고 다승왕에 오른 이후 9년만에 다시 재도전이 가능한 페이스다. 하지만 배영수는 “우리 팀은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가기 때문에
배영수가 삼성의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은, 사계절을 푸른 소나무처럼 굳은 그의 야구인생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승리의 맛을 아는 배영수는 꾸준히 승리로 그 사랑에 보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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