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가장 강한 상대인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이 1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FIFA 랭킹이 절대적 잣대가 될 수는 없으나 ‘8위’라는 순위는 크로아티아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자리다.
바이에른 뮌헨의 만주키치, 레알 마드리드의 모드리치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방한명단에서 제외되긴 했으나, 그래도 크로아티아는 강호다. 홍명보호의 현재 위치를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상대다.
큰 무대일수록 노련한 선수들의 경험이 필요한 법이다. 젊은 선수들 일색의 홍명보호에 노련함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잖다. 곽태휘의 도전에 주목하는 이유다. 사진= MK스포츠 DB |
어쨌든 골을 넣었으니 공격진에 대한 왈가왈부는 차치하더라도 허리 진영과 수비진은 탐탁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특히 미드필더들의 역할이 아쉬웠다. 이 부분을 강화시켜야하고, 결국 이것이 어느 정도 강해질 수 있느냐가 월드컵 본선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본다”면서 “크로아티아전은 (허리진영의)좋은 조합,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아이티전 중원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뜻이다.
허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수비도 허술했다. 지난 4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하면서 3무(0-0)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방패의 힘이었고, 공격력이 답답한 와중에도 홍명보호가 호평을 받았던 것에는 수비의 힘이 컸다. 그런데 아이티전은 달랐다. 홍명보 감독은 아이티전 후 “빠르고 강한 선수들이 들어왔을 때 우리 수비수들이 대처하는 모습은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는 말로 수비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영권과 홍정호라는 ‘차세대 수비기둥’들은 힘과 높이는 크게 나무랄 데 없었으나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그래서 주목받는 선수가 베테랑 곽태휘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수비진에 노련함을 더해 줄 적임자라는 평가가 적잖고 홍명보 감독 역시 아이티전 이후 훈련에서 곽태휘를 중심으로 수비훈련을 진행했다.
노련한 수비수다. 대회 직전 청천벽력 같던 부상이 아니었다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출전이 기정사실이었을 정도로 실력에 대한 검증은 마쳤다. 안정적인 수비, 선수단 전체를 통솔하는 리더십, ‘골 넣는 수비수’로 통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격력 등 장점이 많은 수비수다.
수비수 곽태휘의 장점도 많지만 ‘베테랑’으로서도 곽태휘의 가치는 높다. 홍명보호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된 스쿼드라 경기 중 위기상황에 봉착했을 때 침착하게 대처하는 능력은 떨어진다는 평이다. 노련한 선수의 ‘조율’이 아쉽다는 이야기나 나오는 이유다.
홍명보호는 결국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준비하는 팀이다. 월드컵은, 축구팀이 나갈 수 있는 가장 큰 무대이고, 큰 무대일수록 노장의 노련함이 필요한 법이다. 2002월드컵에서 최고참으로 출전해 4강 신화를 만들었던 홍명보 감
많은 고참들이 스쿼드에 합류할 수는 없겠으나 몇몇 자리에 필요한 고참은 필수적이다. 그 몇몇에 포함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곽태휘다. 물론, 무임승차는 없다. 실력으로 명분을 만들어야한다. 크로아티아전은 곽태휘에게 중요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홍명보호 전체를 위해서도 필요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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