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박경태가 제대로 긁힌 날이었다. 왼손 엄지에서 피가 날 정도로 혼신의 역투를 했다. 데뷔 이후 선발 등판 경기 8전9기로 우뚝 섰다. 시즌 첫 승 달성은 무산됐지만,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든 환상적인 투구였다.
박경태는 11일 군산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해 올 시즌 최다 이닝인 7⅔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데뷔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박경태는 무려 9번째 선발 도전 만에 선발 역할을 해냈다. 올 시즌 선발은 두 번째. 박경태는 데뷔 최다 투구수인 94개를 기록하며 팀의 9회말 극적인 끝내기 2-1 승리를 이끌었다.
박경태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1-1인 8회초 2사 후 신창호로 교체돼 아쉽게 시즌 첫 승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박경태는 이날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갈 길 바쁜 SK 타선을 잠재우고 선발 투수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박경태가 혼신의 역투를 펼친 날, KIA도 신종길의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자신감을 얻은 박경태는 4회 무사 1, 2루 위기서도 김상현과 안치용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이어 정상호를 우익수 앞쪽 높은 뜬공으로 유도했다. 그러나 2루수 안치홍이 어이없는 실수로 공을 잡지 못해 실점을 했다. 비자책으로 기록됐지만, 시즌 첫 승을 날린 1-1 동점 순간이었다.
박경태는 아쉬운 실점 상황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곧바로 김성현을 초구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8회초 조동화까지 무려 12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특히 5회 1사 이후 왼손 엄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면서도 투혼을 펼쳐 더 빛났다.
KIA는 1-1인 9회말 2사 만루서 신종길(5타수 3안타)이 SK 마무리 박희수를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안
반면 SK는 백인식의 6⅔이닝 1실점 역투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기회마다 상대 투수 박경태의 호투에 무기력하게 물러나 6연승 행진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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