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7일(한국시간) 류현진(26·LA 다저스)이 14승 도전에 실패했다. 미국 프로야구 진출 이래 첫 완투패였을 정도로 단 하나의 실투 때문에 눈물을 삼켜야 했던 류현진이다. 아쉽고 또한 분한 경기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7패(13승)째. 최근 5경기에서 무려 4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이었던 승률은 어느새 6할5푼으로 떨어졌다. 부진과 불운이 겹치면서 승수 사냥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는 류현진의 현 주소다.
꼬여도 제대로 꼬였다. 투구 내용을 떠나 현재 승패 페이스는 썩 좋다고 보기 어렵다. 운이 안 따른다.
류현진은 여전히 아시아 출신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다르빗슈 유(27·텍사스 레인저스)와 이와쿠마 히사시(32·시애틀 매리너스, 이상 12승)보다 1승을 더 거뒀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눈에 띄는 활약상이다.
그런데 류현진은 ‘13수’에 제대로 발목이 잡히는 듯 하다. 재수가 없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지난 12일과 지난 1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류현진은 14이닝 동안 5실점을 했다. 평균자책점은 3.21이다. 애리조나 타선에게 유난히 약했던 모습도 고쳐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애리조나전에서 시즌 14승 도전이 좌절됐다. 2경기 연속 실패다. 사진(美 애리조나 피닉스) = 한희재 특파원 |
류현진은 지난 6월 지독한 ‘6수’에 시달렸다. 6월 5경기에서 33⅓이닝 10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70을 마크했다. 류현진의 월별 성적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딱 3번이었는데, 6월을 제외하고는 3승(5월)과 4승(8월)을 챙겼다. 그런데 6월에는 5경기 모두 퀄리트스타트를 했다. 타선 침묵과 불펜 난조가 겹치면서 잘 던지고도 승리투수의 기회를 놓쳤다. 참 지지리 복도 없었다.
3개월 전과 현재는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그렇지만 조금은 다르다. 지난 17일 경기에서 류현진은 놀라운 호투를 펼친 건 맞지만, 냉정히 말해 그 전 4경기에서 투구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대량 실점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피안타는 꽤 많았다. 24⅔이닝 동안 29안타를 맞았으니, 1이닝당 피안타가 1개를 넘었다.
‘13수’에 꼬이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데,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지독한 불운이 9월 들어 류현진을 감돌고 있다. ‘6수’와는 뭔가가 다르다. 지난 17일 경기를 통해 반전을 꾀했지만, 불운까지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한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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