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임성일 기자]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쓰러뜨리지 못하면 쓰러져야하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한다. 따라서 승부에 임하는 선수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일단 강함이 기반 돼야 한다.
실상 육체적인 강함은 부단한 노력으로 채울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신적인 강함은 성격과 관련된 부분인지라 바꾸기가 쉽지 않다. 승부욕과 관련된 ‘악’이나 ‘깡다구’는 어느 정도 타고나야한다. 마냥 순해서는 차가운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박희도의 착한 심성이 못내 아쉽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보다 ‘나쁜 남자’가 될 필요가 있다는 충고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21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아이파크와의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최강희 감독은 “가끔 선수들을 보면 답답할 때가 있다. 독기를 품고 경기에 임해도 이길 수 있을까 말까한데 너무 순해 빠진 선수들이 많다”며 대표적으로 박희도를 꼽았다.
최 감독은 “정말 제2의 최태욱을 보는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과거 전북에서 지도한 바 있던 ‘스마일가이’ 최태욱을 언급하면서 박희도 역시 착한 심성이 성장을 가로막는 점이라며 감독으로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보다 강한 승부근성이 뒷받침 된다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충고였다.
그는 “동국대 1, 2학년 때 박희도는 정말로 잘했다. 그때 더 성장할 수 있었는데 기량이 치고 나가지 못했다. 워낙 순둥이 같은 성격이다. 경기장 밖에서야 좋은 성격이 좋겠으나 일단 경기장 안에 들어간다면 어느 정도 독기를 품을 필요가 있다”는 말로 시쳇말로 ‘깡다구’를 길러야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이날 경기에서도 박희도의 활약은 미미했다. 부산은 박희도에게 친정과 다름없다. 프로 데뷔가 2008년 부산에서였다. 2011년까지 부산에서 기량을 쌓은 뒤 2012년 서울로 이적했으며 올해 전북으로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소위 ‘끼’가 있는 선수라면 이런 경기에서 더더욱 임팩트 있는 동기부여가 되는 법인데, 박희도는 그러지 못했다. 부산의 한 관계자는 “아, 오늘 희도가 나왔죠?”라는 농담조로 박희도 플레이가 도드라지지 않았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박희도는 결국 후반 29분 티아고와 교체 아웃됐다. 최강희 감독의 구상에 티아고를 후반 조커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 있었기에 꼭 박희도의 부진이 이유의 전부라 말할 수는 없으나 플레이가 좋았다면 다른 선수와 교체될 수 있었다. 아쉬운 대목이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많은 전북의 상황을 생각할 때 박희도의 비중은 더 커져야한다.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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