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보는 사람은 참 재밌겠다. 속은 쓰려도 나도 재밌다.”
올 시즌 프로야구 선두 순위 경쟁 당사자인 류중일(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말이다. 허구연(62) MBC 해설위원도 “야구 관중이 좀 줄어드니까 마지막까지 순위 경쟁으로 재미를 주려나 보다. 32년 프로야구 역사상 1, 2위 팀이 이렇게 결정이 되지 않은 적은 처음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만큼 결과를 알 수 없는 역대 초유의 정규시즌 우승 향방이다.
페넌트레이스 8~11경기를 남겨둔 23일 현재 포스트시즌을 확정지은 팀은 LG 트윈스 뿐이다. 사실상 4강 팀들이 결정된 가운데 정규시즌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는 없다. 1~4위간 승차는 2.5경기에 불과하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여전히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선두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기태 LG 감독은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 사진=MK스포츠 DB |
삼성과 LG는 같은 선상에서 자웅을 가리고 있다. 삼성과 LG의 승차는 0. 승률 0.003 차이로 2경기를 덜 치른 삼성이 가까스로 우위에 있다. 매경기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피말리는 1위 쟁탈전의 연속이다.
막판 혼전 속에 과연 누가 더 유리할까. 남은 경기 일정만 놓고 보면 LG보다 삼성이 우승 확률에 더 근접해 있다.
삼성은 10경기를 남겨뒀다. 이 가운데 사실상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팀을 상대로 9경기를 치른다. 최하위를 확정한 한화 이글스와도 3경기나 예정돼 있다. 24일부터 문학 SK 와이번스 3연전이 1차 분수령. 이어 29일 잠실 LG전이 올 시즌 우승 향방을 가릴 마지막 대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휴식일 일정도 나쁘지 않다. 5경기-휴식일(28일)-5경기를 갖는다. 규칙적인 페넌트레이스 패턴이다. 다만 삼성이 부담스러운 것은 원정경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10경기 중 8경기를 원정에서 치러야 한다.
반면 LG는 남은 8경기 가운데 4경기를 4강권 팀들과 맞붙는다. 28일부터 넥센-삼성-두산을 차례로 만나야 하는 잠실 3연전이 최대 분수령이다. 한화전 3경기가 그나마 위안거리다.
LG는 경기 일정도 뒤죽박죽이다. 23일부터 5일 동안 1경기를 치른 뒤 7연전을 갖는다. 특히 두산과 2경기, 삼성, 넥센과 각각 1경기씩 포함돼 있어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잠실 홈에서 8경기 중 6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은 삼성보다 나은 유일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보험’ 한화의 고춧가루 여부다. 한화는 이미 마음을 비운 팀이다. 상대적으로 부담과 압박이 큰 삼성과 LG로서는 의외의 폭탄이 될 수 있다. 한화전 패배는 1패 이상의 타격이 될 수 있다. 캐스팅보트는 삼성과 LG를 상대로 6경기를 치르는 한화가 쥐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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