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야구 못하는 것보다 아픈 건 없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내야수 김태균(31)이 복귀 후 인터뷰서 한 말이다. 부상으로 한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태균이 홈런포로 9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 굴곡 많았던 2013년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김태균은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최종전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시즌 9호 솔로홈런을 날리며 활약했다. 김태균은 0-3으로 뒤진 2회 선두 타자로 나와 NC 선발 에릭 해커를 상대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팀은 비록 2-3으로 석패했지만 김태균은 팀의 선제 타점을 올리고, 9회 추격의 안타를 쳐내는 등 경기 내내 고군분투했다.
김태균이 9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하며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사진=MK스포츠 DB |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이정표다. 정확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로서 의미있는 기록을 이어가며, 내년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또한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서 자청한 출장경기서 만들어낸 기록이다.
올해 김태균은 2년차 시즌이었던 2002년을 제외하고면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잦은 부상과 여러 논란이 겹쳐져 94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 역시도 데뷔 해 88경기 출장과 2009년 95경기 출장과 함께 유일한 두 자릿수 출장이다.
팀의 주장을 맡아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팀은 연패로 시작 최하위로 곤두박질 쳤다. 고군분투했던 김태균의 성적도 점점 떨어졌고, 부상과 슬럼프가 이어졌다. 지난해 역시 비슷한 상황에서 타율 3할6푼3리로 독보적인 타격왕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부진이었다. 굴곡의 한해였다.
급기야 8월 22일 주루플레이 도중 골타박상을 입어 시즌 아웃 가능성이 제기됐다. 18일 김태균은 잔여경기서 뛰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고 25일 복귀전을 치렀다. 한화의 최하위가 결정된 시점. 굳이 무리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출장을 자청, 유종의 미를 위해 나섰다.
이후 중심타자 김태균의 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25일 쐐기 스리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고, 27일에는 4번타자로 복귀해 솔로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김태균은 지난 25일 복귀전을 앞두고 “시즌 내내 생각한대로 되지 않았다. 궁금한 물음표를 남기고 시즌을 끝내는 기분이었다”라며 부상으로 시즌을 끝낼 뻔 했던 부상 회복 시기를 되돌아봤다. 이어 25일 경기 종료 후에는 “부상을 당하기 전에 생각이 많고 복잡했다. 부상으로 쉬는 동안 타격 밸런스와 타이밍을 많이 생각했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
깔끔한 마무리는 무엇보다 내년을 위해서 중요하다. 팬에게나 그에게나 만족할 수 없었던 2013년. 복귀 후 불꽃은 길을 찾은 김태균의 약속이다. 김태균이 그래서 더욱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우며 시즌을 마무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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