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표권향 기자] 시즌 시작 전 야구 전문가들은 4강 예상궤도에서 당연하다는 듯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시켰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선수층이 얇다고 지적을 했다. 그러나 넥센은 보란 듯이 승승장구했고 위기 때마다 ’복덩이’들이 등장했다. 넥센을 4강으로 이끈 ’복덩이’ 시리즈. 그 세 번째 주인공은 내야수 김지수(27)다.
팀 최다 8연패에서 벗어난 지 불과 4일 뒤인 지난 6월 26일, 발가락 골절 판정을 받은 서건창이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겨우 팀 최다 8연패에서 탈출해 팀 재정비에 나선 넥센에게 있어 서건창의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김지수는 올 시즌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리 28타점 28득점을 기록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처음부터 기회가 찾아오진 않았다. 주로 더그아웃을 지키던 김지수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지 4경기 만이던 7월 3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대주자로서 첫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3일 뒤, 김지수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7월 5일 목동 LG 트윈스전에 김지수가 대타자로 나섰다. 9-9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2사 만루상황, 김지수의 첫 상대는 LG의 ‘철벽 마무리’ 봉중근이었다. 승패의 갈림길에 놓인 상황에서 던진 승부수에 현장에했기에 있던 팬들은 어리둥절해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김지수는 4개의 파울 타구로 봉중근의 투구 흐름을 끊는 등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갔다.
김지수가 7개째 볼을 참아내자 봉중근은 2루 주자 강정호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이때 봉중근의 공은 2루수 손주인의 글러브에 정확하게 들어갔으나, 이미 스타트를 끊은 넥센 주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삼중도루를 성공시켜 역전 득점을 올렸다.
김지수는 역전에 성공한 뒤에도 흔들림이 없는 집중력으로 계속해서 봉중근을 괴롭혔다. 김지수는 3번의 추가 파울 타구로 봉중근을 흔들더니 끝내 볼넷으로 출루해 연이어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넥센은 오윤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의 쇄기를 박았다.
이후 김지수에게도 선발 기회가 찾아왔다. 공격은 물론 1루수를 제외한 전 내야 수비가 가능했기에 김지수는 말 그대로 ‘복덩이’였다. 서건창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주로 2루수로 나선 김지수는 첫 선발 출전한 7월 7일 목동 LG전에서 5타수 3안타(2루타 1개)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김지수는 “나에게도 기회가 와서 다행이다. 팀에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쁘다. 1군에 오래 있진 않았지만,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힘이 생긴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36경기에 출전한 김지수는 타율 2할7푼1리 3타점 9득점을 기록 중이다. 현재 서건창의 복귀로 선발 출전하는 기회는 줄었으나, 주로 대수비 혹은 대주자로서 출전하면서 1군 경험을 쌓고 있다. 비록 백업 요원이지만, 매 경기에서 재치 있는 플레이와 끈질긴 공격력으로 팀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지수는 “선발로 출전할 수도 있지만, 주로 대수비로 경기에 나가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수비 훈련에 임하고 있다. 8회 혹은 후반부에 갑자기 나가기 때문에 경기 내내 집중
서서히 1군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김지수는 팀과 함께 첫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수는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전 선수들이 하나가 된 느낌이다. 나 역시 주어진 자리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무조건 잘 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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