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기윤 기자] 사상 초유의 사태다. 박기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이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단 스포츠콤플렉스에서 호주와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4강 경기를 치렀다.
분위기가 좋았다. 한국은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문제는 2세트에 발생했다. 한국이 5-3으로 앞서 있던 상황에서 중국이 공격을 시도했고 공은 아웃 라인을 벗어났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한 주심은 '인(in)'을 선언했다.
흥분한 박 감독은 주심의 잘못된 판정을 지적하기 위해 코트 쪽으로 다가섰다. 운이 없었다. 코트 가장자리 경사진 부분에 왼쪽 다리가 걸린 박 감독은 힘없이 쓰러졌다.
박기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 사진= 대한배구협회 제공 |
정밀검사 결과 박 감독은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지 의료진은 "박 감독의 왼쪽 아킬레스건의 파열된 상태다"며 "본인의 동의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감독은 수술을 거부했다. 이란과의 결승전을 지켜본 뒤 선수단과 함께 입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수술 역시 한국에서 받을 예정이다.
심범수 팀닥터는 "감독님이 수술을 원치 않고 있다.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대회 일정을 소화할 생각인 것 같다"며 "수술은 한국에 입국한 뒤 받겠다고 했다. 왼쪽 다리를 고정시켜 뒀으니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게 관리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박 감독은 5일 오전 휠체
박 감독은 "진통제를 복용한 상태라 큰 통증은 없다"며 "일정은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단 결승전에서 내가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을 진 모르겠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는 오전 회의를 통해 향후 일정을 정리할 예정이다.
[coolki@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