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가을야구의 첫 시작은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넥센 히어로즈와 4위 두산 베어스가 끊는다. 양 팀은 모두 강력한 타선과 발야구로 무장하고 있어 다득점이 예상되는 가운데 마운드가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넥센과 두산은 확실한 1선발만 확정지었을 뿐 경기 상황에 따라 선발 투수를 내세우겠다고 선언했다. 때문에 자연스레 구원 투수들에게 주어지는 책임이 커졌다.
올 시즌 넥센 구원 마운드는 25승17패70홀드50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3.78로 2위를 차지했다. 성적에서 보여지 듯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넥센 불펜진의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이다. 올 한 해 446⅓이닝 동안 442안타를 맞아 위기에 쳐했어도 포기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펼쳐 실점을 막았다.
넥센과 두산은 8일 목동구장에서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을 펼친다. 사진=MK스포츠 DB |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섰던 김영민과 강윤구도 대기한다. 선발 경험이 있는 김영민과 강윤구는 일찍 선발 마운드가 무너졌을 때 분위기 반전을 꾀한 ‘1+1선발’로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들 외에도 이정훈, 이보근, 마정길, 박성훈 등이 준비를 마쳤다. 결정적인 포인트가 승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한 염경엽 감독은 “야구는 결과이기 때문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집중에 의해 굳어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허리가 약한 두산이다. 시즌 내내 불안한 불펜 때문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믿고 맡길 필승조는 물론 확실한 마무리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아 수많은 변수를 내포하고 있다.
시즌 초 마무리로 내정됐던 홍상삼은 롱릴리프 및 계투로 전환하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앞선 투수의 책임주자에게는 여지없이 실점을 범해 여전히 진행형일 뿐,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흠이다.
중반기까지 중간 마운드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오현택과 변진수 역시 긴 이닝을 소화하기엔 불안하다. 지난 9월 5일 KIA전에서 오현택은 올 시즌 개인 최다 투구 이닝(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으나 대부분 1이닝 이하를 던진 투수이기에 무리한 이닝 소화는 자칫 팀에 악영향을 입힐 수도 있다.
선발에서 계투진으로 보직을 변경한 김선우나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데릭 핸킨스 역시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그나마 믿었던 카드였던 정재훈은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이다. 9월에 등판한 6경기 평균자책점은 7.71로 상태가 심각하다.
딱히 정해지지 않은 마무리도 불안한 요소 중 하나다. 김진욱 감독은 “마무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윤명준과 정재훈을 상황에 따라 투입할 계획이라 명확한 마무리가 정해지지 않은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부딪힐 넥센 손승락은 물론 삼성 오승환, LG 봉중근과 같은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는 것은 분명 안정감의 무게에서도 차이를 보일 것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지난해 10승 투수인 이용찬이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이용찬의 합류로 마운드 전력이 올라오고
넥센과 두산은 지난 5일 각각 치열한 2위 싸움으로 피로가 쌓인 상태다. 양 팀 모두 상황에 따라 불펜 투입이 예상되는 지금, 체력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 결과를 결정짓는 포인트를 먼저 집어내 투입하는 것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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