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의 선택은 승부수가 될까, 아니면 무리수가 될까.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 4차전을 5시간여 앞둔 8일 새벽(한국시간) 4차전 선발을 리키 놀라스코에서 클레이튼 커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의 예측대로 일어난 일이다.
커쇼는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3볼넷 12탈삼진의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다저스의 이번 선택은 시리즈를 4차전에서 끝내 휴식 시간을 벌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이는 놀라스코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기도 하다. 놀라스코는 시즌 막판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12이닝 24피안타 19실점(17자책)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2.75를 기록했다. 애틀란타를 상대로도 통산 평균자책점이 6.10으로 부진했다.
클레이튼 커쇼의 4차전 투입은 승부수일까, 아니면 무리수일까. 사진= 한희재 특파원 |
포스트시즌에서 3명의 선발을 운영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00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3일 이하 휴식을 갖고 등판한 선발 투수들은 82경기에서 20승 32패 평균자책점 4.97로 부진했다. 기록보다 승패가 중요한 포스트시즌이라지만, 기록은 선발투수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해줬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 언론의 반응도 차갑다. ‘LA타임즈’는 “다저스가 공황 상태로 가는 버튼을 눌렀다”며 이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상대 선발이 어깨 수술 후 하락세가 뚜렷한 프레디 가르시아이고, 커쇼는 오늘이 아니더라도 5차전에 낼 기회가 있으며, 이번 결정으로 4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난다 하더라도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커쇼를 낼 수 없게 됐다는 세 가지 이유를
릭 허니컷 코치는 3차전이 끝난 뒤 커쇼의 4차전 등판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커쇼는 팀의 미래다. 팀의 미래를 망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해가 뜬 뒤 그 결정을 뒤집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은 분명하다. 이제 이 선택이 승부수가 될지, 무리수가 될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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