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초보’ 감독이 이끄는 포스트시즌 ‘초짜’ 넥센 히어로즈가 안방에서 먼저 축포를 터뜨렸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의 뚝심 있는 투수 교체 타이밍이 한 점차 살얼음판 승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길 때는 한 템포 빠르게, 지고 있을 때는 한 템포 늦게 투수를 바꿔라.” 염 감독이 평소 강조하는 확실한 투수 교체 기준이다. “이길 수 있을 때 경기를 확실하게 매조지어야 한다. 상대 분위기를 살려주고 막으려고 하면 그땐 이미 늦는다”는 투수 교체론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을 이기고 첫 승을 따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냉철한 투수 교체가 지키는 야구를 이끈 발판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당시 염 감독은 “결과론으로 본다면 내가 잘못했지만, 최선의 선택이었다. 감독의 면피를 위해 투수를 교체할 수는 없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나이트의 구위보다 야수의 실책과 빗맞은 타구가 많았다는 이유로 나이트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역설했다.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에이스 나이트가 선발로 나섰다. 나이트는 6⅓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선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여기서 염 감독의 투수 교체론이 숨어 있었다. 나이트에 대한 신뢰와 교체를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했지만, 평소 철학 그대로 교체를 선택했다.
나이트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절묘했다. 나이트는 3-2인 7회초 1사 1루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수빈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나이트의 실투가 아닌 정수빈이 잘 친 안타였다. 나이트는 투구수 100개에 못 미친 96개를 기록했고, 구위도 크게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충분히 7회까지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염 감독은 곧바로 나이트를 교체했다.
나이트의 교체는 결과적으로 승리를 안겼다. 불펜에서 동시에 몸을 풀던 한현희와 강윤구 가운데 한현희가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한현희는 오재일을 중견수 플라이에 이어 1루주자 정수빈을 더블 아웃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이어 강윤구가 8회초 1사 1루서 오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자신의 역할을 다해냈다.
마무리 손승락의 등판도 한 박자 빨랐다. 손승락은 8회초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마운드에 올렸다. 9회초 2사 1루서 정수빈에게 뼈
넥센은 9회말 극적인 끝내기로 두산을 4-3으로 제압했다. 창단 6년 만에 처음 거둔 포스트시즌 승리였다. ‘염갈량’ 염 감독의 냉철한 용병술이 빛난 화끈한 포스트시즌 신고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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