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회말 2아웃 끝내기` 넥센, 제대로 즐기고 집중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야구는 9회말 2아웃이라고 말했던가. 넥센 히어로즈가 드라마 같은 장면을 연출하며 가을 축제를 즐겼다.
넥센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2아웃에서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이겼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한 넥센의 짜릿한 승리였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나이트가 6이닝 이상 버텨줬으면 좋겠고, 누가 한 방 쳐줬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털어놨다. 이어 “3(이택근)-4(박병호)-5(강정호)-6(김민성)번 타자가 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야 경기가 잘 나아갈 수 있다”라며 “하위 타선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적시타가 나온다면 좋을 것 같다”라며 기대했다.

넥센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3으로 이겼다. 사진(목동)=옥영화 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의 바람은 그대로 이뤄졌다. 이날 선발 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6⅓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2회에 동점을 허용했으나, 위기 상황에서도 물러섬 없는 빠른 직구로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 덕분에 한현희-강윤구-손승락이 올라와 마운드를 끝까지 지킬 수 있었다.
기선 제압하는 한 방도 터졌다. 선취점을 먼저 올린 1회 2사에서 박병호는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와의 끈질긴 승부 끝에 8구째 빠른 직구를 통타, 중견수 뒤 담장을 시원하게 넘겼다.
팽팽하게 긴장감이 감돌던 동점 상황은 하위 타선이 깼다. 2-2로 맞붙은 6회말 2사 2루에서 이성열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려 2루 주자 박병호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득점에는 실패했으나 이어 문우람이 볼넷으로 출루하는 등 상대 투수와의 심리를 자극했다.
기대하던 중심타선은 폭발했다. 이전 4타석에서 무안타이던 3번 이택근은 9회말 2사 2, 3루에서 정재훈을 상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 경기를 종료시켰다.
넥센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5차전을 원정 경기로 치렀다. 체력적으로 다소 지칠 법도 했다. 그러나 첫 포스트시즌을 대비하는 예방주사였다며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합숙이 아닌 평소와 같은 생활패턴으로 포스트시즌을 펼치겠다고 계획한 넥센은 “최고로 즐기고 최고로 집중하자”라는 키워드를 내걸었다. 책임감을 앞세운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선수들은 “경기가 펼쳐지는 3~4시간 동안 최상의 컨디션으로 즐기면서 집중하겠다”라고 같은 각오를 밝혀왔다. 넥센이 보여준 3시간 28분 동안의 경기는 흐트러짐 없었던 자세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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