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비싼 돈을 들였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다. ‘삼바축구’ 브라질과의 11년 만에 대결은 아쉬운 게 어디 하나 없던 한판이었다.
세계 최강 팀의 방한은 한동안 없던 일이었다. 그들과 겨룬다는 건 한국 입장에서 ‘꿈의 대결‘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위해 꽤 돈을 썼다. 대한축구협회는 비싼 과외를 받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초청 대전료를 지급했고, 축구팬 역시 평소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 입장권을 구입했다.
‘투자 가치’는 충분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최고의 경기가 펼쳐졌다. 브라질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고, 100% 전력을 가동했다. 네이마르(바르셀로나), 오스카(첼시), 다니 알베스(바르셀로나), 마르셀로(레알 마드리드), 헐크(제니트) 등으로 짜여진 브라질의 베스트11은 ‘드림팀’이 따로 없었다.
12일 한국-브라질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5308명의 구름관중이 운집했다. 평소보다 입장권 가격이 높게 책정됐지만, 수준 높은 축구를 직접 봄으로써 투자 가치는 충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후반 시작과 함께 줄줄이 사탕으로 선수들이 교체되는 그림이 펼쳐질 수도 있었지만, 스콜라리 감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주연이 빠지지 않은 채 ‘최고의 쇼’를 90분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네이마르, 다니 알베스, 조(아틀레티코 미네이루), 다비드 루이스(첼시), 단테(바이에른 뮌헨), 제페르손(보타포고) 등 6명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대부분 교체 카드도 후반 20분이 넘어가서야 사용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몸으로 부딪혔던 태극전사들의 학습효과는 ‘최고’였다. 각자 자신감을 얻는 동시에 문제점과 개선점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하나같이 “많이 배웠다”라고 입을 모았다. 학습 수준에 비해 난이도가 매우 어려웠던 시험이지만, 더욱 학습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대한축구협회는 A대표팀 경기력 향상과 함께 짭짤한 수입도 거뒀다. 한국-브라질전을 보기 위해 2001년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이래, 역대 최다 관중(6만5308명)이 운집했다. 최근 A대표팀 흥행 부진으로 고심 많았던 대한축구협회는 모처
구름 관중을 이룬 축구팬도 모처럼 두 눈이 호강했다. 그동안 세계 최고의 축구 수준을 TV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했던 축구팬은 두 눈으로 지켜봤다. 놀랍기 그지없는 브라질축구에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단풍놀이 대신 ‘지옥철’을 뚫고 비싼 돈을 주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즐거움과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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