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나는 임시로 5번 타자다. (강)정호형이 잘 맞을 때까지 버텨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민성(25)이 최근 부진에 빠져있는 강정호의 선전을 응원했다. 김민성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우리 팀의 5번 타자는 강정호다"라고 못을 박았다.
넥센은 구단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강정호의 방망이가 잠잠했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강정호는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김민성 효과’를 믿기로 했다.
김민성이 5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중심타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지난 7월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30일 목동 한화 이글스전까지 연속 3경기 홈런을 기록하던 김민성은 8월 1일 처음으로 5번 타자로서 경기에 나섰다. 이날 김민성은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팀이 1-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주자 만루에서 조지훈을 상대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려 팀 승리(5-2 승)를 이끌었다.
‘김민성 효과’도 있었다. 이날 경기에 6번 타자로서 타석에 섰던 강정호는 그동안의 부담을 털어내고 타격한 결과, 3경기 만에 안타를 때리며 5경기 만에 타점을 기록했다.
김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침체기에 빠져있던 넥센 중심타선에 기를 불어 넣었다. 김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전 2경기에서는 6번 타자로 출격했다.
이날 김민성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보여줬던 거포 본능을 폭발시켰다. 팀이 0-3으로 뒤진 7회초 7회초 노경은의 5구째 빠른 직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스리런포를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뿐만 아니라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침체돼 있던 중심타선에 힘을 실었다.
김민성의 타순이 바뀐 뒤 중심타순에 변화가 찾아왔다. 이전 목동 2연전에서 승리했으나, 넥센 중심타선의 타율은 1할7푼4리(23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저조했다. 그러나 잠실 원정 2경기에서는 비록 연패를 당했으나, 김민성의 활약으로 타율이 2할6푼1리(23타수 6안타)로 오르며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민성이가 살아난 것이 팀에 도움이 됐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자신감을 얻은 김민성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김민성은 5번 타순에 대해 “나는 임시로 5번 타자다. (강)정호형이 잘 맞을 때까지 버텨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김민성은 “나와 정호형의 위치는 다르다. 정호형은 우리나라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정호형의 타격감이 돌아올 때까지만 5번으로 출
매사에 긍정적인 김민성은 “어느 타순이든 상관없다. 개인적으로 내 타격감이 좋아 지금도 자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있다”라며 “팀이 나를 필요로 하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책임감을 가지고 주어진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경기가 펼쳐지는 3시간 동안 집중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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