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4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은 16일(한국시간) 1경기씩을 남겨놓은 가운데 본선 직행 티켓 5장의 주인이 가려졌다. 벨기에와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가 확정했고, 스페인, 잉글랜드, 러시아도 유리한 위치에 올라있다. 하나같이 자주 봐왔던 나라들이다.
그렇다고 ‘뻔한 나라’만 올라갈 길만 열려있는 건 아니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그리고 그 꿈에 거의 다 이른 팀이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제 마지막 1경기 결과에 모든 게 달렸다.
1992년 구 유고연방이 해체돼 독립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메이저대회 진출 경험이 없다.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와 달리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와 더불어 메이저대회 진출이 요원하기만 하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두 나라보다 더욱 아쉬운 건 최근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0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연거푸 플레이오프의 벽을 통과하지 못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현재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마지막 1경기를 그르치면 최악의 길을 걸어야 한다.
윤곽이 드러난 다른 조와 달리 G조는 한치 앞도 예측 불가능하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그리스가 나란히 7승 1무 1패(승점 22점)를 기록하고 있다.
유리한 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다. 골 득실차에서 +23(29득점 6실점)로 그리스(10득점 4실점, +6) 에 크게 앞선다. 그리스가 17골의 차이를 뒤집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마지막 1경기만 승리하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거머쥔다.
하지만 마냥 웃기 힘들다. 대진 일정은 그리스가 좀 더 좋다. 그리스는 안방에서 리히텐슈타인을 상대한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리투아니아 원정을 떠나야 한다. 리투아니아는 앞서 홈경기에서 2승 1무 1패를 거뒀다. 역대 전적에서도 3승 1무 1패로 앞서나, 리투아니아 원정경기에서는 1승 1패를 했다.
더욱이 마지막 경기를 그르치면서 울었던 ‘아픔’도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유로2012 본선에 오를 기회가 있었다.
프랑스에 승점 1점차로 뒤졌지만, 마지막 경기가 맞대결이었다. 전반 40분 제코의 선제골로 앞서며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는가 싶었지만, 12분을 버티지 못하고 나스리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 잡았던 본선 직행 티켓을 놓쳤다.
아픔의 역사는 되풀이 될까. 공교롭게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플레이오프에서 잇달아 울렸던 포르투갈은 또 플레이오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포르투갈은 F조에서 러시아에 승점 3점차로 뒤져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로선 리투아니아 원정에서 미끄러질 경우, 3회 연속 메이저대회 플레이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출전권이 눈앞에 놓였다. 스스로의 힘으로 잡을 수 있다. 마지막 1경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이번에 웃을 수 있을까.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26경기 가운데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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