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1일(현지시간) 2014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대진 추첨이 확정됐다. 기대를 모았던 포르투갈-프랑스의 빅 매치는 성사돼지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은 흥미로운 대결 구도도 펼쳐졌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플레이오프의 관전포인트 넷을 소개한다.
▲‘PO 전문’ 포르투갈, 스웨덴마저?
포르투갈은 이번에도 본선 직행 티켓을 놓쳤다.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느새 포르투갈은 메이저대회에 나가기 위해 으레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포르투갈은 유로2008 이후부터 메이저대회 예선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 2010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유로2012에서는 플레이오프라는 가시밭길을 통과했다(유로2008 예선은 플레이오프 없이 각 조 1,2위팀이 모두 본선 진출).
‘플레이오프 전문’ 포르투갈이 3회 연속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느냐가 관심사다. 일단 상대가 쉽지 않다. 앞서 두 번은 메이저대회 경험이 부족했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였다. ‘관록’을 앞세워 잇달아 극적으로 메이저대회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만만치 않다.
스웨덴이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예선에서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에게 역전패하기 전까지 5연승을 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스웨덴이 6승 6무 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5차례 맞대결에서도 무승부가 4차례였다. 플레이오프 시험이 가장 쉬웠던 포르투갈이지만 이번 시험 난이도는 상당히 높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2010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유로2012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올랐다. 3회 연속 플레이오프 시험인데, 이번 2014브라질월드컵 플레이오프는 지난 시험보다 더 어렵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프랑스는 대진 추첨 이후 표정 관리에 들어갔을 터다. 시드를 배정받은 4개 팀과의 전적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그래도 내심 피하고 싶은 상대가 있었다. 까다로운 포르투갈을 피한 게 가장 결정적이기도 했지만 그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만나 만족스럽다.
가장 수월한 상대다.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와 역대 전적에서 4승 3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유로2012 본선 조별리그에서도 메네즈와 카바예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프랑스는 유로2012에서 졸전을 펼쳤음에도 우크라이나전 승리에 힘입어 8강에 올랐다.
반대로 우크라이나에게는 악연이었다. 프랑스전 패배가 결정타가 되면서 안방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2006독일월드컵 이후 두 번째 월드컵 무대를 노리는 우크라이나인데 가장 부담스런 프랑스를 만났다. 스웨덴, 루마니아, 아이슬란드도 있는데 하필 한 번도 못 이겼던 상대다. 더욱이 프랑스는 리베리가 대단한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최근 3경기에서 13골을 몰아쳤다. 우크라이나가 올해 A매치 무패(8승 2무)를 거뒀지만 현재 프랑스의 막강함은 부담스럽다. 더욱이 프랑스는 4년 전 앙리의 핸드볼 골로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경험도 있다.
▲힘빠진 ‘골리앗’ 크로아티아-무서운 ‘다윗’ 아이슬란드
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비유된다. FIFA 랭킹(크로아티아 18위-아이슬란드 46위)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메이저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동유럽의 간판으로 떠오른 크로아티아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메이저대회 본선에 오른 적이 한 차례도 없다. 수준 차이가 명확하다.
역대 전적에서도 크로아티아가 2승으로 우위다. 2006독일월드컵 예선 조별리그에서 만나 4-0, 3-1로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다윗이 옛날의 다윗이 아니다. 아이슬란드는 2012년 6월 131위였던 순위를 1년여 만에 46위로 무려 85계단이나 끌어올렸다.
그만큼 성적이 뒷받침됐다. E조에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원정만 가면 힘을 못 썼던 약점도 극복했다. 스위스와 4골씩 주고받으며 비기는 등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더욱이 크로아티아는 최근 하락세다. 6월 이후 월드컵 예선 4경기에서 1무 3패로 부진했다. 감독을 교체할 정도로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골리앗도 옛날의 골리앗이 아니다. 아이슬란드는 8월 이후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 행진 중이다.
▲만나면 치고받던 그리스-루마니아
가장 주목 받지 못하는 대진이나 어찌 보면 가장 흥미로울 대진이다. 이름값에서 밀리고 이제는 수퍼스타도 없지만, 색깔이 대비되는 두 팀의 대결이다.
그리스는 방패다. 예선 4실점으로 스페인(3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2위를 기록했다. 최근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면서 단 1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루마니아는 창이다. 예선 19골로 플레이오프 진출팀 가운데 최다 득점 3위다. 올해 치른 9번의 A매치에서도 18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2골을 터뜨렸다.
1경기에 의해 희비가 갈린 것도 비슷하다. 그리스는 1경기를 망쳐서, 루마니아는 1경기를 잡아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그리스는 3월 22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졌는데, 적어도 비기기만 했어도 편안하게 본선 직행 티켓을 딸 수 있었다. 반면, 루마니아는 10월 15일 예선 마지막 경기
역대 전적도 이 둘의 대결을 더욱 기대케 한다. 총 전적에서는 루마니아가 17승 8무 5패로 크게 앞서지만 최근 전적은 다르다. 1992년 이후 맞대결에서 4승 3패로 그리스가 우위다. 둘은 최근 만났다 하면 무승부를 잊은 채 매번 승패를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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