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4월, OB 베이스 심정수 안경현 박현영(오른쪽부터)이 훈련을 끝낸 뒤 그라운드에 널린 공들을 바구니에 주워 담고 있다. 박현영과 안경현은 한 손으로 느긋하게 담는 반면 심정수는 두 손으로 열심히 공을 담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홈팀의 훈련이 끝난 뒤에 원정팀이 훈련을 시작하게 되는데 홈팀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면 야구장 전체에 널려있는 야구공을 모두 수거해야 한다. 이때는 선배, 후배 할 것 없이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가 공을 줍는데 아무래도 고참 선수들은 설렁설렁하는 경우가 많았고 심정수와 같은 졸병들은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공을 줍곤 했다. 물론 공을 담은 바구니를 나르는 것도 심정수와 같은 졸병들의 몫이었다. 야구장에서의 이런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1994년 OB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한 심정수는 데뷔 첫 해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이듬해인 1995년에는 116경기에 출전해 홈런 21개를 터뜨리며 OB의 중심타선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1998년에는 전 경기에 출전해 첫 외국인 선수인 타이론 우즈 그리고 김동주와 함께 OB의 3,4,5 핵심타선을 구축하면서 ‘우동수’ 트리오라 불렸다. 수비에서도 한 몫을 했다. 외야수를 맡았던 그는 강한 어깨에서 뿜어져 나오는 ‘칼날송구’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후 현대 유니콘스로 팀을 옮긴 심정수는 2004년 삼성과 ‘60억’ 초대박 FA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무릎부상과 수술 등의 이유로 부진을 면치 못한 심정수는 2006년까지 말 그대로 ‘몸값’을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프로야
[매경닷컴 MK스포츠 = 김재현 기자 / mksports@mkinter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