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애초 10월19일 FA컵 결승 이후 전북현대의 스케줄은 27일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원정경기였다. 하지만 FC서울이 ACL 결승에 진출하면서 조정됐다. ACL 결승 1차전이 26일 열리는 관계로 서울과 전북의 경기는 11월20일로 연기됐다.
애초 정해진 일정이 바뀌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잠시 쉬어가는 것이 필요할 때는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징검돌이지만, 잘 나가고 있을 때 일정이 빠지는 것은 탄력을 멈추게 하는 원치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서울전 연기는 전북에게 득일까 실일까. 플러스 요인이 훨씬 많다.
FC서울이 ACL 결승에 진출하면서 27일 열릴 전북과 서울의 경기RK 11월20일로 연기됐다. 숨고르기가 필요했던 전북에게는 득이다. 이동국이 돌아올 시간도 벌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게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였다. 지난 2011년 카타르 클럽 알 사드와의 ACL 결승전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도 우승컵이 필요했다. 당시 전북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승부차기에서 석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포항과의 FA컵 결승에서 다시 승부차기로 패했을 때 최강희 감독이 “또 홈에서 승부차기로 져서 팬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씁쓸함을 전한 것은 그런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도 더 크고, 자연스레 후폭풍이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현재의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전력이 아닌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수준”이기에 FA컵 준우승의 실망감이 정규리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었다. 때문에 조금이나마 몸도 마음도 추설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은 전북에게 큰 득이다.
게다 FC서울이라는 어려운 상대와의 원정경기였다. 어떤 팀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힘들다. 더군다나 상위 스플릿 이후 첫 만남이다. 올 시즌은 1승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지만 긴장감과 집중력이 다른 상황에서의 서울 원정은 부담이다. 서울의 ACL 결승진출이 반가운 전북이다.
서울전을 뒤로 미룬 전북은 FA컵 이후 첫 경기를 오는 30일 치르게 된다. 장소는 전주월드컵경기장, 상대는 부산아이파크다. 상위그룹에서는 쉬운 상대가 없다지만 그래도 그룹 최하위인 7위에 그치고 있는 부산이 낫다. 홈에서 분위기를 전환해 정규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찬스를 마련한 셈이다. 일정 연기의 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동국이 돌아올 시간을 벌었다는 측면이다.
FA컵이 끝난 뒤 최강희 감독은 “부상 중인 이동국이 돌아오면 분명 찬스가 올 것이다. 정규리그에서는 반드시 만회하겠다”는 말과 함께 골잡이의 복귀를 고대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막바지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이동국의 복귀 시점은 대략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점쳐지고 있다. 빠르면 30일 부산과의 홈경기도 가능하고 확실하게 쉰 다음 11월9일 울산 원정부터 합류할 수도 있다. 적어도 27일 서울전은 출전이 어려웠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1경기를 번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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