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1차전을 잡아야 하는데, 두산 베어스는 1차전 승리가 꼭 중요하지 않았다.
두산은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를 차례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인데, 일단 우승 확률 ‘제로’다. 지금껏 페넌트레이스 4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치면서 우승한 팀(3위)은 두 번 있었는데, 그 한 번을 경험한 게 2001년의 두산이었다. 더욱이 당시 상대가 올해와 마찬가지로 삼성 라이온즈였다.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으로선 두려울 게 없다.
1차전을 잡은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확률을 매우 높다. 2001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한 경우가 75%(12번 중 9번)에 이른다. 2009년 이후부터는 1차전 승리 팀이 예외없이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두산 베어스는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통산 3회 우승을 했는데 공교롭게 그때마다 1차전을 이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두산은 1982년과 1995년, 2001년 통산 3회 우승을 했다. 그런데 우승할 당시 1차전을 한 번도 잡지 못했다. 1무 2패였다. 1982년 1차전을 비겼고 2차전을 졌다. 모두 다 초반부터 열세로 시작했지만 이를 뒤집으면서 뚝심의 두산이 됐다.
물론 1차전을 이기지 못했다고 100%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건 아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5회
그렇지만 결과론적으로 1차전 패배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진 확률은 50%였다. 1차전 승리는 0%였다.
오는 24일부터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두산, 1차전을 놓친다 해도 낙담할 이유가 없다. 기적을 쓰고 있는 두산이고, 그들의 야구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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