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울산의 김신욱(196cm)과 전북의 케빈(190cm)이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떠오르면서 K리그 클래식에 ‘장신 공격수’ 열풍(?)이 불고 있다. ‘머리만 쓸 줄 안다’는 편견을 깨뜨리는 발재간과 킥력으로 리그 득점왕 판도를 이끌고 있다.
현재 K리그 클래식 득점선두는 17골을 기록중인 제주의 페드로다. 2위는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공격의 핵 김신욱으로 페드로를 1골차로 바짝 추격 중이며 이동국이 부상으로 빠진 전북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케빈은 14골로 3위다. 지금까지는 줄곧 페드로가 앞서갔으나 추후 상황은 김신욱과 케빈에게 유리한 형국이다.
김신욱과 케빈이 장신공격수는 머리에 비해 발재간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기록으로 깨뜨리고 있다. 지금 기세라면 득점왕도 가능하다. 사진= MK스포츠 DB |
김신욱과 케빈은 모두 190cm가 넘어 기본적으로 포스트 플레이에서 장점을 발휘한다. 이들의 머리를 향하는 크로스는, 알고도 막기 힘든 공격루트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머리만 쓰는 공격수가 아니다. 득점 방법이 다양하다. 기록이 입증하고 있다.
현재 김신욱은 경기당 0.53골(30경기 16골)을 기록 중이다. 총 16골 중 헤딩골이 7골(43,8%)이며 오른발 골이 6골(37.5%), 왼발 골이 1골(6.3%), PK 득점이 2골(12.5%)이다. 울산을 리그 선두로 올려놓은 지난 20일 서울 원정에서는 마치 앙리의 전성기 때 슈팅을 떠올리게 하는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헤딩력 못지않은 발재간을 자랑했다.
29경기에서 14골을 뽑아내 경기당 0.48골을 터뜨리고 있는 케빈 역시 발로 넣은 골이 적잖다. 헤딩골이 8개(57.1%)로 가장 많기는 하지만 오른발 5골(35.7%), 왼발 1골(7.1%)로 머리만 막아서 되는 공격수가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골 에어리어 부근에서 득점한 중장거리 골도 5골(35.5%)이나 된다. 케빈은 역대 장신 공격수 중 득점비율이 가장 높은 선수기도 하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1983년 리그 출범 이후 등록된 ‘장신 공격수(190cm 이상)’는 총 45명으로 파악된다. 통산 득점랭킹 4위(116골)에 빛나는 우성용(192cm), 우승청부사로 통했던 샤샤(190cm/104골), 수원에서 뛰다 J리그 시미즈S펄스로 임대된 라돈치치(192cm/68골) 등이 대표적이다.
그 45명 중 케빈의 경기당 골 비율이 가장 높다. 2012년 대전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발을 내딛은 케빈은 올해 전북에서의 기록을 합쳐 총 66경기에 출전, 33골을 터뜨리는 순도 높은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장신공격수’ 중 경기당 득점비율 2위는 김신욱으로 지금껏 168경기에 출전해 65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0.39골을 기록하고 있다. 3위는 271경기 출전, 104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0.38골을 터뜨린 샤
장신 공격수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김신욱과 케빈이 리그 골잡이 역사에도 도전하고 있다. 두 선수가 페드로를 제치고 득점왕에 오른다면 공히 커리어 최초의 영광을 누리게 된다. 머리만 잘 쓰는 공격수가 아닌, 머리도 잘 쓰는 공격수의 위력을 선보이고 있는 ‘진격의 거인들’의 행보가 K리그 클래식에 보는 맛을 높이고 있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