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안방에서 쓰라린 2패를 당했다. 무력타선의 각성 없이는 3년 연속 우승도 요원하다.
삼성은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한국시리즈 1차전을 2-7, 2차전을 1-5로 완패했다. 2차전 삼성은 한국 시리즈 경기 최다 잔루인 16개의 무수한 잔루를 남기며 응집력있는 타격을 펼치지 못했다.
1차전과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훨씬 답답했다. 삼성은 1차전서 6안타 4볼넷 2득점을 기록했는데 2차전서는 연장 13회까지 더 많은 볼넷을 얻고도 단 1점에 그쳤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다. 타자들의 각성 없이는 우승도 힘들다. 2차전 패배 이후 고개를 숙인 삼성 선수단. 사진=옥영화 기자 |
삼성은 지난 2년 간 두 번의 한국 시리즈서도 1차전에는 타격이 침체되는 현상을 겪은 적이 있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25일 경기 전 “정규 시즌 이후 3주간의 공백기 동안 청백전을 치르며 타격감을 유지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감이 떨어진 면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경기를 치를수록 득점력이 더 올라오는 양상이 반복되지 않았나 싶다”며 선수들의 이른 폭발을 기대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의 문제는 중심 타선 외에 나머지 타자들이 전혀 제 몫을 못해주고 있는 것이다. 1차전 클린업트리오 박석민-채태인이 도합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의 모든 득점을 만들어냈다. 2차전 역시 박석민-최형우-채태인 클린업 트리오가 5안타 1타점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타자들이 단 2안타에 그쳤다. 2차전에는 그나마 클린업 트리오 타자들의 활약마저 연결되지 못하고 산발로 나오면서 힘든 승부를 펼쳤다. 이들 셋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이 1,2차전 때린 안타는 단 5개. 이대로라면 승리는 어렵다.
뼈아프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6번으로 내려간 ‘라이언킹’ 이승엽과 테이블세터의 부진이다. 하위 타순이 간간이 안타를 치고 있고, 애초에 공격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들의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이승엽은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한국 무대로 복귀해 타율 3할7리 21홈런 85타점의 성적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던 것에 비교하면 급격한 성적 하락이었다. 그럼에도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타이(16개), 역대 2위에 해당하는 36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한 순간 해결사로 등장하리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9타수 1안타 3삼진 1볼넷으로 침묵하고 있다. 특히 2차전서는 두산이 앞 타석 채태인을 고의4구로 거르고 이승엽을 상대할 만큼 감이 좋지 않았다. 경기 후반 득점권 찬스서 번번이 침묵을 지켰다.
테이블세터의 부진도 만만치 않다. 1차전 삼성은 배영섭-박한이, 2차전 배영섭-정형식의 테이블세터를 기용했다. 이들은 기대와 달리 도합 16타수 무안타 5볼넷 1득점에 그치며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삼성은 역대 한국시리즈서 2패를 당한 이후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현재 분위기도 2패 이상으로 충격적이다. 이제 삼성에게도 두산과 같은 기적이 필요하다. 열쇠는 타선이 쥐고 있다. 타선의 각성 없이는 우승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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