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안양) 서민교 기자] 서울 SK 포워드 박상오의 존재감이 살아났다. 3년 전 부산 KT 유니폼을 입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걸맞는 활약이었다.
박상오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21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SK는 5승1패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박상오는 이날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포를 가동했다. 3점슛 3개를 터뜨리는 등 팀 공격이 막힐 때마다 활로를 뚫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박상오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서울 SK 박상오가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 21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
그러나 올 시즌부터 박상오에게 공격 옵션이 주어졌다. 문 감독은 “지난 시즌 김선형과 헤인즈의 공격 옵션이 막혔을 때 답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박상오와 변기훈 등 2, 3번 선수들에게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정적 사건도 있었다. 지난 13일 전주 KCC에 완패를 당한 직후였다. 문 감독이 선수단에 회식 자리를 권하며 불만을 털어놓는 시간을 마련했다. 박상오는 이 자리에서 “김선형과 헤인즈 외에 다른 선수들이 공을 만질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줬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제안했다. 다음날 문 감독은 새로운 공격 옵션을 가지고 나왔다. 물론 박상오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옵션이었다.
박상오는 올 시즌 6경기서 평균 12.8점 6.5리바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MVP 시즌 평균 14.9점 5.1리바운드를 기록했던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박상오는 “올 시즌 목표를 리바운드로 잡고 있었다. 몸값을 하기 위해 리바운드라도 5개 이상 잡자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그런데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시고 공격 옵션도 주셔서 감사드리고, 책임감을 갖고 공 하나라도 날리지 않도록 집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상오는 “김선형과 헤인즈만 막으면 되는 팀이라는 얘기를 듣기 싫었다”며 “둘이 막혀도 다른 선수들이 풀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다른 팀들에게 그런 공포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러면 올 시즌 내 목표는 성공이다”라고 독을 품었다.
박상오가 최근 슈팅 감각이 돌아온 다른 이유도 있었다. 문 감독은 “박상오가 팔을 다쳤는데 그래서 오히려 제 위치로 자세가 돌아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박상오도 수긍했다. 그는 “아마 감독님의 진담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잘 들어갈 리가 없다. 통증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징크스로 만들어 팔에 보호 테이프를
박상오가 팔을 다친 이유도 재밌다. 농구가 아닌 팔씨름을 하다가 입은 부상인 것. 박상오는 “김우겸이랑 팔씨름을 하다 다쳤는데, 내가 이겼다. 그런데 우겸이는 부상은 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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