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최후의 보루는 여전히 굳건하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제 1패면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되는 상황. 6,7차전을 연거푸 승리해야 한다. 여러모로 삼성에게는 벼랑 끝에 몰린 일전이다. 하지만 승리의 신호를 확실하게 밝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삼성의 마지막 투수 ‘끝판대장’ 오승환이다.
삼성은 지난 4,5차전 선발 배영수와 윤성환의 조기 강판으로 많은 구원투수를 소모했다. 4차전서는 차우찬이 100구를 던졌고, 5차전서는 필승조들이 연이어 등판했다. 6차전 선발 릭 밴덴헐크가 등판 이틀 전 보통 실시하는 불펜투구를 5차전에서 했을 정도다.
오승환이라는 삼성 라이온즈의 최후의 보루는 굳건하다. 사진=MK스포츠 DB |
오승환은 등판한 경기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2차전 패전에도 6연속 탈삼진의 호투는 어떤 찬사나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오승환은 3차전 1점과 5차전 2점의 박빙의 리드에서도 그야말로 ‘무심하게’ 150km의 강속구와 140km의 고속 슬라이더를 뿌려 세이브를 거뒀다. 숫제 제압했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
시리즈 시작 전 확실한 강점으로 꼽았던 확실한 수호신의 존재여부는 삼성이 불리해진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희망신호로 빛나고 있다. 오히려 더 한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규시즌 승리 전략은 유효하다. 삼성에게 욜해 남은 경기가 최대 2경기임을 감안하면 오승환의 조기 등판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2차전 53구 이후 오승환은 세이브 상황서 1이닝만을 소화하며 여력을 비축했다. 6차전과 7차전서 9회 이전 2이닝 세이브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삼성으로서는 일단 8회 이전까지 리드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설 수 있다.
통산 세이브 1위(277세이브)를 기록 중인 오승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포스트시즌 세이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다. 12세이브는 포스트시즌 최다. 한국시리즈에서만 10세이브를 거두며 이 역시 최고 기록을 매 등판마다 새롭게 쓰고 있다. 삼성은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마무리 투수를 최후의 카드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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