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사자가 잠에서 깨어난 것일까. 집중력을 되찾은 삼성 라이온즈의 타선은 무서웠다. 몇 차례 찾아오지 않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점수를 뽑아야 할 때 확실히 뽑았다. 그 집중력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7차전으로 끌고 갔다. 삼성은 31일 대구구장에서 가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5-2로 이겼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릭 밴덴헐크와 배영수의 부진으로 마운드가 흔들렸음에도 불펜이 효과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타격이 더 돋보였던 경기였다.
위기는 삼성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이며 한국시리즈 6차전을 이겼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삼성은 2회까지 니퍼트의 구위에 눌려,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박석민의 안타 외에는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하지만 행운이 가져다주든, 실력으로 만들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악착같이 점수를 뽑았다.
0-1로 뒤진 3회 진갑용이 좌익수 김현수의 실수로 2루타를 치고 나가자, 정병곤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선 건 배영섭. 그동안 17타수 1안타(타율 5푼9리)로 부진했다. 그러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 외야 깊숙이 타구를 날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완벽한 팀 배팅이었다.
5회 최준석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한 삼성은 곧 이은 공격에서 두 번째 기회를 만들었다. 김태완과 정병곤이 각각 안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이중 도루를 해 2사 2,3루 찬스가 생긴 것. 하지만 동점타를 친 배영섭은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번번이 찬스를 놓치던 옛 경기력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두 번은 당하지 않았다. 6회 선두타자 박한이가 출루하자, 채태인이 니퍼트의 130km 체인지업을 통타,
삼성의 집중력은 7회에도 빛났다. 2사 1루에서 공격을 마치는 듯 했지만, 배영섭이 5구 끝에 니퍼트로부터 안타를 때린데 이어 박한이가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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