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김원익 기자] “야구밖에 모르는 우리 신랑, 다치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어요. 힘든 과정을 겪었으니까 마지막 한 경기 잘해서 삼성이 꼭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아파도 바늘이 무서워서 주사 맞기를 피하던 남편이 자청해서 주사며 침을 맞는 것을 본 아내의 마음도 짠했다. 새벽 4시 숙소 호텔서 걸려온 전화, 수화기 속 ‘분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는 남편의 목소리에 역시나 집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던 아내 조명진씨도 울컥했다.
1구 1구에 가슴이 쪼그라들 것 같이 마음을 졸이며, 안타 1개 홈런 1개에 환호하면서 그렇게 선수들과 함께 한국시리즈 6차전을 치러냈다. 이제 남은 것은 1경기.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박한이의 부인 조명진씨의 바람은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만 삼성 선수단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우승을 하는 것”이었다.
조명진씨의 바람은 남편 박한이가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만 최선을 다해서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을 이끌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사진=옥영화 기자 |
1차전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왼손 중지 부상을 당했던 박한이는 3차전 복귀 이후부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가까이서 지켜보는 심정은 어땠을까.
“집에서도 늘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은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요. 다치니까요. 그런데 허슬플레이가 몸에 배어있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한다고 하더라구요. 늘 걱정하면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야구 선수 아내가 된 지 이제 5년차. 말릴 수 없는 남편의 야구 열정을 알기에 묵묵히 응원하고 무사하기를 기도하는 마음뿐이다.
1차전 부상 이후 박한이는 2차전을 결장한 이후 예상보다 이른 3차전에 곧바로 복귀했다. 거기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었다. 조명진 씨는 “원래 우리 남편이 아파도 절대 주사를 안 맞아요. 바늘 공포증이 엄청 심해서 주사나 침 같은걸 엄청 싫어하는데(웃음) 이번에는 자청해서 주사나 침이나 뭐든지 놔달라고 했대요. 손가락에 주사를 4방 맞고 침도 수도 없이 맞고 피도 빼고...그걸 보면서 정말 이번 한국시리즈를 뛰고 싶어하는구나 간절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마음고생도 심했다. 삼성의 초반 부진이 자신의 부상 탓도 있는 것만 같아서였고, 무기력한 팀의 패배 탓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1차전서 부상을 당해서 이후에 결장하게 되면 아무래도 베테랑이니까 비난을 받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보다는 스스로가 답답했던 것 같아요. 4차전 끝나고 나서 새벽 4시에 전화가 왔는데 풀죽은 목소리로 ‘잤니?’라고 묻더라구요. 그러더니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면서 ‘자신 있었고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9회 2,3루에서 고의 4구로 거르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하고 졌다’면서 속상하다고, 지금 그렇게 다들 분해서 못 자고 있다는 얘기를 했어요. 남편이 그럴 것 같아서 저도 잠을 설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 한번 더 마음이 무너졌죠. ‘내일은 잘될 거야’라고 위로해줬는데 5차전서 잘하고 MVP도 되니까 정말 기뻤어요.”
아내 조명진씨가 보기에 지금 박한이는 우승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감독님이 믿어주시는데 그렇게 다쳤다는 것 때문에 굉장히 답답해했어요. 그리고 삼성이 4차전까지 3패를 하다보니 정말 이를 악물고 뛰는것이 느껴져요. 6차전 인터뷰 끝나고 숙소로 픽업해주는 구단 차량 운전자와 연락이 혼선이 돼서 채태인 선수랑 남편이 경기장 앞에서 미아가 됐어요.(웃음) 그래서 그냥 제가 운전을 해서 숙소로 데려다 줬는데, 가는 동안 정말 둘이서 야구 이야기만 하더라구요. 내일은 어떻게 해야 되고, 어떤 투수는 어떻게 공략해야 되고 온통 그 이야기 뿐이길래 속으로 ‘정말 이기고 싶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 삼성의 가을야구는 단 1경기만 남았다.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는 것처럼 온 마음을 다해 지난 6차전의 여정을 함께했다. 그 심정을 알기에 무사히, 그리고 잘 치러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남편을 포함해서 모든 선수들이 절대 부상을 당하지 않고 다들 제 몫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잘 될 것 같아요. 선수단 가족의 마음도 다 똑같을 거에요. 팬들도 그렇겠지만 또 다른 것이 정말 공 1개, 안타 1개에 일희일비하게 되는거죠. 삼성이 무조건 우승했으면 좋겠고 남편이 잘해서 우승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솔직했나요?”
그간 마음고생을 시켰던 아내에 대한 사랑을 6차전 홈런 이후 키스 세리머니로 답례하고 있는 박한이. 사진=김영구 기자 |
“FA 이야기는 조심스럽고 마음이 아픈 것이 지난 첫 번째 FA때 우리 부부가 받은 상처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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