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삼성은 3년 연속 정상에 오르며 최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룰 건 다 이뤘지만 욕심은 끝없다. 그들의 내년 목표는 해태 이후 끊긴 4연패의 명맥을 잇는 것. 하지만 명확한 과제도 주어졌다. 불펜 새 판 짜기다.
삼성은 불펜의 힘을 발휘하며 두산을 이겼다. 선발진이 자주 무너졌던 삼성이지만, 튼튼한 허리로 지탱하며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차우찬,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위력적이었다. 권혁, 심창민, 신용운, 김희걸 등 다른 불펜 요원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 가운데 가장 빛난 건 역시 오승환이었다. 2차전에서 오재일에게 피홈런을 맞은 걸 제외하면 완벽한 투구를 했다. 7⅓이닝 동안 피안타가 딱 2개였다. 볼넷은 없고 삼진은 13개를 잡았다. 아웃카운트의 절반 이상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오승환이 있기에 오를 수 있었던 정상이다. 그런데 최강팀의 요소 중 하나였던 오승환이 없어진다. 4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숙제는 명확하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오승환은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다. 9시즌을 채우면서 자유롭게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오승환의 해외 이적은 유력하다. 미국과 일본 팀들이 오승환을 주시하고 있으며 오승환 역시 3연패를 이룸과 동시에 작별을 고했다. 오승환은 “어떤 결정을 내려도 팬들께서 응원해주실 것”이라며 좀 더 큰 무대에서 뛰겠다는 뜻을 에둘러 밝혔다.
삼성으로선 당장 새 마무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불펜 공사에도 들어간다. 난해한 문제지만 언젠가는 풀어야 했던 문제다. 그리고 이 과제가 내년 삼성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터다.
류중일 감독도 이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류중일 감독은 “내년은 누구를 마무리로 써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털어놨다.
삼성 왕조 시대를 열면서 아직 완성형을 아니라던 류중일 감독은 내년 한국시리즈 4연패로 해태 왕조(1986년~1989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그러나 약점 없는 최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오승환을 대체할 마무리를 구하는 게 급선무다. 내년, 그리고 앞으로 계속 삼성의 짊어지고 가야 할 일이다. 오승환 없이도 철벽 불펜을 세울 수 있느냐, 삼성에게는 4연패보다 더 큰 숙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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