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9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2주 전의 1차전과는 분명 달랐다. ‘맞불’로 치고받는 양상이 쉼 없이 펼쳐졌으나, 우승의 향방이 결정되는 2차전에서는 서울이나 광저우나 신중했다.
이기기만 하면 되는 서울은 한방을 노렸고, 비기기만 하면 되는 광저우는 혹여나 당할 한방에 조심스러워했다. 최용수 감독이나 리피 감독이나 1골 싸움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는 전략적으로 잘 드러났다.
광저우는 주도권을 장악했으나 수비를 두껍게 한 뒤 공격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콘카, 엘케손, 무리키 등 특급 외국인선수를 중심으로 공격을 펼쳤다. 전반에만 4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는데, 그렇다고 일방적인 파상공세와는 거리가 있었다. 지켜야 할 때는 지키는데 집중했다.
FC 서울의 작전은 잘 이뤄졌다. 전반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후반 1골을 넣었다. 그러나 후반 선제 실점을 한 건 치명타였다. 그리고 동점골 이후 광저우의 골문을 다시 열 파괴력이 부족했다. 두들겼지만 세밀함이 아쉬웠다. 사진=MK스포츠 DB |
전반은 0-0. 슈팅수는 광저우 8개, 서울 2개였다. 서울과 광저우는 뜻하는대로 전반 45분을 마쳤다. 서울이나 광저우나 실점하지 않았다. 득점보다 더욱 치명적인 게 실점이었다. 그리고 후반 승부수를 띄웠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윤일록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뒀다. 광저우도 콘카, 엘케손, 무리키의 삼각편대를 활용한 공격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불이 지펴졌고, 0의 균형이 깨졌다.
먼저 골문을 연 건 광저우였다. 공격적으로 올라오는 서울의 빈틈을 노리던 광저우는 후반 12분 효율적인 역습에 이은 엘케손의 한방으로 선제 득점을 올렸다.
팽팽한 1골 싸움의 향방이 무너지면서 유리한 건 광저우였다. 조급해진 건 서울이었다. 허나 서울은 침착했다. 4분 만에 느슨해진 광저우 수비를 놓치지 않고 데얀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승부는 원점. 광저우의 홈 무실점 행진도 종료됐다. 분위기를 잡은 건 서울이었다. 이제 한 골만 더 넣으면 웃는 건 서울이었다.
서울은 광저우에 밀리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뛰었던 탓일까.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격의 세밀함도 떨어졌다. 마무리 패스도, 마무리 슈팅도
1골로 승부수를 걸었고 1골은 터졌다. 그러나 선제 실점이 뼈아팠다. 첫 골은 터졌으나 한 골은 더 터지지 않았다. 별을 달겠다던 서울의 꿈은 그렇게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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