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6골-0골.’
손흥민(21·레버쿠젠)의 유럽 상대 득점이다. 앞은 클럽 기록이고, 뒤는 A대표팀 기록이다. 홍명보호 5기 안에서 누구보다 유럽을 상대한 경험이 풍부하고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유럽 상대로 터뜨린 A매치 골은 없었다.
손흥민은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스위스와 평가전에 나선다.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스위스전의 초점은 일단 수비다. 4경기 연속 실점 중이며 그간 세트피스 수비도 지적이 많았다.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수비 강화는 기본이다.
수비가 우선이긴 하나 공격도 중요하다.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 활용법은 물론 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점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손흥민은 통산 A매치 20경기를 뛰어 5골을 넣었다. 유럽을 상대로는 3경기에 나갔는데 득점이 없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스위스전에서 손흥민의 골은 중요하다. 누구보다 유럽 물을 많이 먹은 손흥민이지만 A매치에서는 그리 힘을 쓰지 못했다. A매치 통산 5골을 넣었지만 인도, 카타르, 아이티, 말리 등 비유럽을 상대로 기록했다.
손흥민이 A매치 데뷔한 뒤, 한국이 유럽과 겨룬 건 총 5번이었다. 그 가운데 손흥민은 4차례 선발됐고, 지난해 5월 스페인전, 그리고 올해 크로아티아와의 2연전 등 총 3경기에 뛰었다. 3경기 모두 선발 출전이었다. 총 171분 동안 그라운드에 있었다. 허나 그의 골 세리머니는 없었다.
공교롭게도 그가 뛴 3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패했다. 손흥민이 뛰지 않은 2경기(터키전, 세르비아전)에서는 1승 1무를 거뒀다. 손흥민의 출전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는 게 아니다. 최근 상대한 팀들이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갖췄다.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중요한 건 그 벽을 깨줘야 할 손흥민의 활약이다. 골을 떠나 손흥민은 그다지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제는 달라진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스위스는 손흥민에게 좋은 시험상대다. 수비만 놓고 보면, 스위스는 스페인, 크로아티아보다 더 단단하다. 그 문을 연다면, 내년 월드컵 본선에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손흥민으로서도 절정의 골 감각을 유지하면서 유럽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에게 직접적으로 골을 넣으라는 주문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손흥민은 스스로 어느 경기든지 골 욕심이 난다고 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A대표팀 경기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한국의 유럽 징크스를 깨는 동시에 자신도 유럽 A매치 첫 골을 터뜨릴 수 있을까.
※손흥민의 유럽 A매치 출전 기록
2011년 2월 터키전 | 소집되나 출전 안 함
2011년 6월 세르비아전 | 소집 안 됨
2012년 5월 스페인전 | 선발 출전 후 11 박현범과 아웃
2013년 2월 크로아티아전 | 선발 출전 후 0 김보경과 아웃
2013년 9월 크로아티아전 | 선발 출전 후 25 윤일록과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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